임찬규가 프로에서 살아남는 법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프로에서 살아남기.’

 

 LG 우완 선발투수 임찬규(29)는 구속, 구위로 승부하는 선수가 아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39㎞남짓. 여기에 체인지업, 커브 등을 곁들였다. 강한 힘으로 윽박지르는 것 대신 노련함으로 타자를 요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만의 생존 비결이다.

 

 임찬규는 “구속 욕심 대신 커맨드에 중점을 뒀다. 피치터널에 주목했다”며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던질 때 같은 릴리즈 포인트를 유지하며 공의 궤적이 비슷하게 날아가도록 하면 타자들이 구분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론을 적용한 뒤 커브와 체인지업이 더욱 좋아졌다. 탈삼진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데이터분석팀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노석기 팀장은 “임찬규는 항상 데이터를 공부하고 해석해 본인의 것으로 만든다. 뛰어난 선수”라며 “피치터널을 이해하고 스스로 투구에 활용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전했다.

 

 기록으로 증명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총 27경기 147⅔이닝서 10승9패 평균자책점 4.08을 만들었다. 전체 국내선수 중 평균자책점 3위에 올랐다(리그 10위). 탈삼진은 총 138개로 토종 투수 중 양현종(149개·KIA) 다음으로 많았다(리그 7위).

 

 임찬규는 “구속이나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은데도 데뷔 후 최다 탈삼진을 올렸다. 변화구에 확실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해 자부심을 느꼈다”며 “볼 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삼진 잡는 능력을 더 발전시키겠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지난해 후반 조금 흔들리기는 했지만 세부 지표들이 안정적이었다. 올해는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 등을 개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단계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하루에 6시간 정도 땀을 흘리며 보강 운동에 매진 중이다. 임찬규는 “한 시즌 동안 부상 없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깨, 골반의 유연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후반기에 늘 체력이 떨어졌는데 올해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모든 부분에서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약점을 장점으로 덮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LG트윈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