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시선] 10대 때부터…불법도박에 안전지대는 없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아마추어 선수까지, 불법도박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또 한 번 야구계에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두산은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퓨처스(2군)리그 소속 투수 정현욱과 포수 권기영(이상 22)을 자격정지선수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도박에 손을 댔다. 정현욱은 스포츠토토를, 권기영은 일명 ‘바카라’라 불리는 온라인 도박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퇴단한 선수까지 더하면 총 세 명이 연루됐다. 해당 선수는 현재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상호 확인이 어려워 일단 KBO 경위서에만 포함됐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선수 도박사건. 심지어 10대 때부터 도박을 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심각한 문제다. 정현욱과 권기영도 마찬가지다. 정현욱은 고교 3학년 때부터 토토에 빠졌다. 빚이 쌓였고 결국 사채까지 끌어 썼다. 이번 사태가 수면 위로 오른 출발점이기도 하다. 대부업체는 정현욱이 계속해서 돈을 갚지 않자 직장으로 연락을 취했다. 프로입단 후 잠시 끊기도 했지만 권기영 역시 고교시절부터 사행성 게임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박은 더 이상 어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스마트폰을 활용해 쉽게 접속할 수 있다. 교내에서 학생들끼리 자랑스레 토토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례도 목격되곤 한다. 물론 아마추어 협회, 학교 등에서 이러한 부분을 모두 모니터하기란 쉽지 않다.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체크할 수 없으며 성적압박 또한 크다. 그렇다고 지켜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더 세부적이고 지속적인 방안으로 위험성을 인지시켜야 한다.

 

도박에 내일은 없다. 정현욱과 권기영 모두 기대를 모으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으로 유니폼을 벗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징계 수위를 지켜봐야겠지만 사실상 퇴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선례도 있다. 불법 스포츠도박에 베팅했던 한화 안승민과 두산 진야곱이 대표적이다. 이후 진야곱은 팀에서 방출됐고 안승민은 불구속 기소돼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야구 선수로서의 모습이 한 순간에 삭제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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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정현욱과 권기영이 도박 문제로 퇴출 위기에 놓였다. 특히 두 선수 모두 10대 때 이미 손을 댄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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