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잘 맞는 인공 수정체 골라야”

전루민 이대서울병원 안과 교수 / 노화의 일부… 누구에게나 발생 / 스테로이드 과사용이 진행 촉진 / 상황에 맞는 인공 수정체 선택 / 평소 선글라스로 자외선 차단

[정희원 기자] 국내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다빈도 수술은 ‘노인성 백내장 수술’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조사 결과 2019년 국내 의료기관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 수술로 집계됐다. 백내장은 병이라기보다 노화과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 마치 노화로 흰 머리가 생기듯 눈에도 백내장이 발생한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술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14일 전루민 이대서울병원 안과 교수(사진)를 만나 백내장 발생 시 ‘똑똑한 대처법’에 대해 들어봤다.

-백내장은 어떤 질환인가.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안질환으로, 시기와 정도만 다를 뿐 누구에게나 발생한다. 시야가 약간 필터가 낀 듯 뿌옇게 보이고, 안경을 껴도 잘 보이지 않는 느낌이 특징적이다.”

-백내장이 유독 빨리 오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당뇨병·천식 등 만성질환자나 평소 질환으로 스테로이드를 많이 사용한 사람이 진행이 빠른 편이다. 아토피 피부염도 백내장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피부염 자체나 스테로이드 과다사용이 원인으로 꼽힌다.”

-백내장 여부를 처음부터 알아채는 사람이 많은지.

“눈이 2개이다 보니, 한쪽 눈에 이상이 있어도 바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년에 한 번 안과 검진을 받는 게 권고되는 이유다. 환자들은 질환을 의심하기보다 눈이 뻑뻑하다거나, 찝찝하다거나, 눈곱이 낀다며 병원을 찾는다.”

-백내장 치료법은 수술이 유일한지.

“한번 혼탁해진 수정체는 다시 되돌려지지 않는다. 수술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백내장 수술은 사람이 만든 가장 우수한 의료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술은 자신의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공 수정체는 오랜 시간 인체에 있어도 문제가 없다.”

-과거와 비교하면 수술 빈도가 높아진 것 같다.

“의학기술 발전으로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게 유효하다고 본다. 20년 전만 해도 수술 후 며칠씩 입원해야 했는데, 이제는 라식 하듯 금세 수술받고 귀가한다.”

-수술 후 시력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의료소비자도 많은데.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카메라 렌즈를 깨끗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지, 고성능 렌즈로 교체하는 게 아니다. 간혹 안경을 쓰던 환자는 안경을 벗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술 후 시력이 다소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완벽히 젊은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내장 수술에서 중요한 요소는.

“자신의 상황에 잘 맞는 인공 수정체를 고르는 것이다. 인공 수정체는 ‘단초점’과 ‘다초점’으로 나뉜다. 단초점은 초점이 먼 곳에만 맺혀 가까이 있는 사물은 흐리게 보인다. 책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려면 돋보기를 껴야 한다.

이런 단점을 개선한 게 다초점 인공 수정체다. 다초점 인공 수정체는 가까운 거리, 중간 거리, 먼 거리가 모두 잘 보인다. 다만 모든 거리에 초점이 잘 맞지 않을 수 있고, 단초점 인공 수정체에 비해 선명도가 떨어진다. 인공 수정체 선택에 앞서 안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이후 인공 수정체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수술 만족도가 달라진다.”

-수술 후 불만족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지.

“과거와 비교하면 수술을 후회하는 경우는 드물다. 예전에는 수술 후 인공 수정체 위치가 예상과 달리 들어가거나, 후낭파열을 겪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문제가 많이 사라졌다.”

-전반적 제언을 해달라.

“‘내가 쉽게 다닐 수 있는 거점지역’에 위치한 병원을 찾을 것을 권고한다. 눈은 한번 수술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에도 오랜 기간 관리가 필요한 부위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특히, 평소 선글라스 착용을 습관화하자. 도시에 거주한다면 필수다. 도심 빌딩은 자외선을 반사해 눈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도시형 노화’로 인해 백내장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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