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정우, '이웃사촌'으로 다시 보는 그의 진정성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정우가 말하면 집중하게 된다. 따뜻하고 겸손한 말투, 그리고 눈빛이 듣는 사람을 끌어당긴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정우의 연기는 따뜻하다. 흡입력이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캐릭터의 상황에 빠져들게 만든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영화 ‘바람’, ‘재심’, ‘히말라야’ 등 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을 보고있으면 어쩐지 가슴 한 곳이 저릿하다. 정우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자 대중이 먼저 그를 찾는 이유다.

 

 믿고보는 배우 정우가 영화 ‘이웃사촌’으로 관객과 만난다. 박스오피스 1위라는 낭보를 알리며 25일 개봉한 이 영화는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복귀작으로, 가택연금 중인 예비대선주자와 그를 도청하는 비밀정보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코미디다. 정우는 극 중 낮에는 친근한 이웃사촌으로, 밤에는 수상한 도청팀장 대권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오달수는 가택연금 중인 야당 정치인 의식 역을 맡았다.

 

 알려진대로 영화의 크랭크업은 2018년. 당시 오달수가 미투 의혹에 휘말리며 개봉이 미뤄졌고, 오달수가 무혐의를 받고 나서야 개봉을 확정하게 됐다. 

 

 ‘개봉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첫 질문에 정우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우선 주변에서 응원 많이 해주신다. 홀가분하다는 느낌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크다. ‘관객이 과연 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까’ 싶어 설레이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열심히 영화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정우는 이환경 감독의 데뷔작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이 감독이 “정우가 군대 갔을 때부터 딸 낳을 때까지의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남다른 연을 이어오고 있다.

 정우는 “감독님을 안지 17년 정도가 됐다.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감독님과 작업을 하고 싶었다. 어떤 이야기, 캐릭터인지도 모르지만 감독님의 정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뢰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마음도 컸다”며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지도 않고 하겠다고 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다시 읽었는데 이야기 자체도 너무 좋았고, 내 캐릭터가 욕심이 나더라”라고 전했다.

 

 어떤 부분이 좋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감정이 명확했다”고 답했다. 이어 “감정들이 쌓여가는 게 느껴졌다. 현장에서 이 감정들을 잘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 도청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오면 관객이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평면적이지 않게 표현하려 노력했다”며 “과격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눈빛과 시선처리로 대신하기도 하고, 옷이나 소품들을 이용해 연기를 하기도 했다. 저에게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웃사촌’은 정우에게도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하는 현장이었다고 한다. 정우는 “영화는 굉장히 예민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예민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예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이웃사촌’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연기라는 게 예민함을 비우고 접근해야겠구나 생각을 하게 됐다. 인물을 분석하고 작품을 분석하는 눈이 조금 바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웃사촌’은 정우의 연기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단비가 되어줄 작품이다. 감정의 진폭이 큰 대권의 심리도, 특유의 어깨 힘을 뺀 코믹 호흡도 보는 내내 반갑다.    

 

 이에 정우는 “저는 정직하게 준비한다. 잘 숨길 줄도 모르고, 그냥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리고 카메라 뒤에서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거의 발악을 한다”며 “사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도 쑥쓰럽고 그렇다. 전 타고난 사람도 아니고, 재능이 정말 특출난 거 같지도 않다. 그래서 열심히 준비하며 노력한다. ‘진심으로 작품에 임하는구나’라는 소리를 들으면 조금은 제 자신이 숨을 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끄럽진 않고 싶다”며 칭찬에 손사례를 친다.

 

 정우의 차기작은 카카오TV 웹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X’다. 2020년 연말부터 2021년부터는 정우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정우는 “‘이웃사촌’도 그렇고, 크랭크업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뜨거운 피’까지 감정 소모가 굉장히 심한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분위기를 쇄신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 드라마가 다른 색의 작품이 될 것 같다. 팬들은 반가워할만 한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밝은 드라마다. 조금은 과격할 수 있는 로맨틱코미디다. 내년엔 더 자주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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