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커지며 귀 뒤가 찌릿?… ‘벨 마비’ 의심

[정희원 기자] # 직장인 최모 씨(40)는 평소 새벽마다 피트니스센터를 찾는다. 하지만 최근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진 탓인지 운동 후 개운한 느낌이 덜하다. 그는 운동을 가는 중 갑자기 오른쪽 귀 뒷부분의 볼록 튀어나온 곳 주변에 급작스러운 통증을 느꼈다. ‘욱신욱신’ 정도를 넘는 수준의 통증은 밤이 되자 잠들기 어려울 정도로 심해졌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점 얼굴이 답답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오른쪽 얼굴의 표정이 지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벨 마비(안면 신경 마비의 일종, Bell palsy)’로 나타났다. 

 

안면마비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 그중 가장 흔한 게 ‘벨 마비’다. 이는 전체 안면마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인 경우 대부분이 벨 마비다. 가장 큰 특징은 얼굴 한쪽 근육이 갑작스럽게 힘을 잃거나 마비되는 것이다.  

 

벨 마비로 인한 안면부 마비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람세이헌트증후군(Ramsay Hunt syndrome)과 구분된다. 이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며 대개 제7뇌신경(안면신경)의 기능장애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제7뇌신경은 얼굴 근육을 움직이고 침샘과 눈물샘을 자극하며, 혀의 앞쪽 3분의 2에서 맛을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원장

증상이 발현되기 전 일부는 귀 뒤 통증을 겪기도 한다. 귓바퀴 뒤편 유양돌기와 뒷머리 부근에 찌릿하면서 뻐근한 느낌을 경험한 뒤, 시간이 흐르며 얼굴 한쪽에 마비가 나타난다. 영향을 받은 쪽 혀의 앞쪽으로는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뇌기능센터 원장은 “벨 마비는 일교차가 큰 계절에 많이 발생하고, 어린이, 노인 등 나이대에 상관없이 나타난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혈관이 급속하게 수축돼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호발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얼굴이 평평해지고, 표정이 사라진다. 하지만 마비가 얼굴 한쪽에만 나타난 만큼 환자들은 표정을 지을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마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쪽 근육이 얼굴이 마치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고,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게 된다.  

 

또, 영향을 받은 쪽의 눈을 감는 게 어렵다. 마비가 생긴 부위의 눈을 감았을 때 위로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때 눈물 분비가 적어지고, 눈을 덜 깜빡이게 되므로 눈이 건조해지고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간혹 마비된 얼굴 쪽의 소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들릴 수 있다. 

 

문 원장은 “벨 마비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2~3개월 이내에 회복된다”며 “다만, 이는 초기치료가 제대로 이뤄졌을 때의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급한 증상을 개선한 뒤, 면역과 뇌기능을 증진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이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벨 마비 치료의 골든타임은 2주로 본다. 이 시기를 급성기라 표현하며 한약, 침, 약침, 도수치료 등을 이용해 염증을 제거하고 마비된 근육을 풀어주는데 집중한다. 한양방 협진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서는 염증을 빠르게 치료하고 손상된 조직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테로이드(양약)를 병용하기도 한다.  

 

문 원장은 “침은 얼굴에 분포하는 경혈과 경락을 자극해 얼굴의 기순환을 촉진시켜 마비된 얼굴근육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라며 “급성기가 지나면 어혈치료와 기혈순환치료로 신경을 재생시키고 위축된 근육을 풀어줘 얼굴을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료 중엔 마비된 부위에 온찜질을 해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는 게 좋다. 눈이 잘 감기지 않아 충혈되고 아프기 쉬우므로 안대를 하고, 눈물이 잘 분비되지 않으므로 틈틈이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집에서 페이스 스트레칭을 시행하는 것도 도움된다. ‘아, 이, 오, 우’, 눈 꼭 감았다 뜨기, 휘파람불기, 촛불 끄기, 치아 드러내 웃기, 윗입술 올리기 등 안면근육을 풀어주는 운동 시에는 마비된 측에 힘을 더 준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 좋다.  

 

happy1@segye.com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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