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소아 환자에게 희망을… ‘어린이 천사’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

국내 첫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종합 의료·돌봄 지원 / 넥슨재단의 100억원 기부 등 김 대표의 적극적 의지도 한 몫
넥슨이 200억 원을 기탁해 2014년 건립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김수길 기자] “태어나자마자 기계에 의존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중증 소아환자들이 있어요. 이들을 간병하느라 정작 자신의 부모의 임종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척 가슴이 아팠어요. 설상가상으로 부모가 직업을 유지하기 힘든 사례도 있어서 사회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상황이죠. 소아나 어린이들의 궁극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이들의 부모와 주변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방안을 고심하던 중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라는 좋은 구심점을 찾았네요.”

 

최근 기자와 만난 이재교 엔엑스씨(NXC, 넥슨의 지주회사) 이사는 엔엑스씨와 넥슨재단, 넥슨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 센터는 중증 질환으로 24시간 보살핌이 절실한 소아 환자와 가족에게 종합적인 의료·돌봄 서비스를 전하는 게 핵심이다. 1회 입원 시 최대 6박 7일, 연간 14일까지 입원과 돌봄이 가능하고, 의료시설 외에도 가족상담실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된다.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역시 김정주 대표의 관심과 애착이 크게 작용했다.

중증 소아환자를 안고 있는 가족은 24시간 지속돼야 하는 간병으로 인해 개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완화의료를 필요로 하는 국내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숫자는 무려 13만 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중증소아 재택의료 프로토콜 및 평가지표 개발 연구(2019년)에 따르면 중증 소아환자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9%가 환자를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환자를 맡길 수 있는 적합한 시설이 없는 등의 이유로 ‘최근 1년 동안 3일 이상의 휴식을 취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장기 간병으로 부모가 직업을 잃거나 부부간 불화를 겪고, 환자의 형제자매도 여러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경우가 잦다. 이 때문에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줄 수 있는 단기 의료 돌봄 서비스 제공 시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이 공적 재원을 투입하면서 소아전문 완화의료 기관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관련 시설이 전무하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조사를 보면 지난 1982년 세계 최초로 독립형 소아 전문 완화의료기관을 소개한 영국이 현재 52곳의 독립형 완화의료센터를 구축했고, 독일은 16곳을 꾸리고 있다. 최초 설립을 기준으로 한국은 40년이나 늦은 셈이다.

엔엑스씨와 넥슨재단, 넥슨이 국내 최초의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건립에 힘을 보탠다. 넥슨재단은 최근 서울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100억 원의 기금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협약식에는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와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맨 왼쪽),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원장(맨 가운데), 김한석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원장(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이 참석했다.

이렇게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를 위해 넥슨재단은 서울대학교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100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재원은 엔엑스씨와 넥슨코리아, 네오플이 함께 조성하고 부지 매입, 센터 건립·운영 등에 사용된다. 일단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가칭)로 정해졌고, 오는 2022년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 일대에 들어선다.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원장은 “중증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전인적 치료와 돌봄 서비스에 앞장서겠다”며 “센터가 환자와 가족의 삶에 작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그동안 본사와 자회사(넥슨컴퍼니)에서 합종연횡 방식으로 전개하던 사회공헌사업을 일원화 하기 위해 2018년 2월 말 일종의 컨트롤 타워인 넥슨재단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한몫했다.

넥슨이 200억 원을 기탁해 2014년 건립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의 내부.

실제 김정주 대표는 넥슨재단이 주도하는 각종 사업에 사재(私財)를 기꺼이 꺼내놓을 만큼 적극적이다.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 역시 김 대표의 관심과 애착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이번 협약식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이재교 이사는 “넥슨이 동참해서 어린이들에게 특화된 재활병원도 생겼고 대중들의 인식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좀더 세밀하게 의료 지원 서비스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며 “가장 어려웠던 부지 선정 작업이 잘 마무리되면서 센터 건립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했다.

 

앞서 넥슨은 2014년 국내 최초의 어린이재활병원(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써달라며 200억 원을 쾌척했다. 병원 개원 이후에도 환아들의 재활치료 보조와 안정적인 병원 운영을 위해 총 16억 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2019년 2월에는 공공분야 최초 어린이재활 전문병원인 대전충남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세우기 위해 100억 원의 기금을 약속했다. 이 병원은 2021년 대전시 서구 관저동에 연면적 1만 7260.8㎡(약 5221평),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완공된다.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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