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황희찬의 2020년 독일 가을은 유달리 춥다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황소’ 황희찬이 ‘레드불’ 소속의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재능을 만개할 수 있을까. 현재까진 쉽지 않아 보인다.

 

 황희찬은 지난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잘츠부르크를 떠나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었다. 2019∼2020시즌 오스트리아 무대 평정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결과였다. 유수 구단들의 관심을 보였으나 잘츠부르크와 모기업을 공유하는 라이프치히행을 결정했다. 팀 철학, 언어, 분위기 등 빠르게 녹아들 수 있을 거란 판단이었다.

 

 시작은 좋았다. 2020∼2021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 전에 치렀던 DFB-포칼 1라운드에서 1골 1도움을 하며 완벽한 데뷔전을 뽐냈다. 정규 리그에서도 기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잔뜩 받았다. 공교롭게도 정반대였다. 컵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엉덩이 쪽 경미한 부상까지 겹치면서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 적신호가 빨갛게 켜진 것.

 

 설상가상으로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홈에서 치른 헤르타 베를린전과 29일 맨체스터유니이티드(잉글랜드) UCL 원정 경기까지 두 경기 연속으로 결장했다. 말 그대로 유달리 추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이제 막 시즌이 시작한 만큼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이 지난 21일 바샥세히르(터키)와의 UCL 경기 이후 황희찬에 대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며 아직은 지켜보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그는 “훈련을 통해 부족한 면을 채우며 발전해야 한다”는 진심 어린 조언으로 훈련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다시 선발로 나설 수 있을 거라고 귀띔했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유수프 폴센, 에밀 포르스베리 등이 황희찬보다 더 확실한 주전 공격수다. 측면으로 시선을 돌려도 최근 수비수에서 포지션 변신에 성공한 앙헬리뇨, 저스틴 클라위베르트 등과 경쟁을 해야 한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 구도보단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직시하는 것이 먼저다. 조직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라이프치히 팀 색깔에 빠르게 적응하되, 나겔스만 감독이 요구하는 특유의 돌파력을 독일 무대에 잘 녹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런 부분부터 하나씩 보여준다면 황희찬의 올 겨울은 가을보다 더 따뜻할 것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라이프치히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