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숨겨진 ‘인싸’ 여행지, 대구

불로동고분군, 크고 작은 고분 즐비 / 풍광 뛰어나 ‘인생샷’ 명소로 떠올라 / 구도심 정취 가득 북성로 다시 인기 / 앞산자락길, 오솔길 걷는 재미 쏠쏠 / 해넘이전망대, 노을 보며 산책 가능

[대구=전경우 기자] 대구는 방역의 도시다.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가장 먼저 경험한 대구 사람들은 타 지역보다 높은 수준의 방역 태세가 몸에 배어 있다.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고, 모든 실내외 시설에서는 엄격한 출입 관련 절차가 잘 지켜지고 있다. 제주와 부산, 강릉 등 최근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을 피하고 싶다면, 대구가 숨겨뒀던 새로운 명소를 찾아 떠나보자.

불로동고분군은 4∼5세기경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경주 대릉원과 비슷한 풍광이 펼쳐진다.

◆불로동 고분군과 봉무공원

경주 대릉원에서 사진 한 장찍기 위해 긴 줄을 서는것이 부담된다면 대구 불로동고분동에 가보자.

대릉원과 비슷한 풍광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이 곳은 긴 줄도 없고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불로동고분군에는 고대국가의 무덤인 고분이 214기가 모여 있다. 출토된 유물로 보아 4~5세기경 이 일대에 살던 부족의 지배세력 고분으로 추정된다. 지름이 15~20m, 높이 4m 안팎의 크고 작은 봉분들이 작은 야산에 가득하다.

불로동고분군은 대구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작은 전망대이기도 하다. 뒤로는 팔공산이, 앞으로는 이월드 83타워와 앞산, 그리고 월드컵경기장까지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다. 주변에 공군기지가 있어 시끄럽지만,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신기한 모습을 구경하는 것으로 위안 삼자.

봉무공원 단산지 산책로 풍경.

불로동고분군에서 지척에는 봉무공원이 있다. 야영장, 나비정원, 어린이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단산지 수변 탐방로는 다른 지역에서 보기 드문 명품 산책 코스다. 저수지 주변 울창한 숲길은 북유럽에 온 듯 쾌적한 느낌으로 가득하며, 길을 따라 8000여 본의 야생화와 야생초를 심어놨다.

공원 안에 위치한 봉무나비생태원은 우리나라 나비 150종과 외국나비 100여 종 등 나비표본 1000여 개체가 전시되어 있는 나비학습관과 곤충생태관, 나비사육장 등이 있어 언제든 직접 나비를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나비정원과 단산지 맨발 산책로, 봉무공원 등산로, 만보산책로 등 다양한 산책로와 등산로가 있어 충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서울에는 ‘힙지로’, 대구는 ‘힙성로’

대구의 ‘힙스터’는 북성로에서 논다. 북성로는 대구역사거리 대우빌딩에서 달성공원 입구까지 길이 1.42㎞의 도로를 말한다. 일제강점기에는 대구 최고의 번화가였고, 광복 이후에는 일본상인이 빠져나간 자리에 기계, 철물, 금속을 취급하는 상점이 속속 들어섰고, 사교와 문화의 거리로 이름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구도심의 정취를 담은 카페와 레스토랑, 전시장, 대안공간 등이 들어서 젊은이들이 주목하는 거리가 됐다. 대체로 서울의 을지로 일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북성로의 명소 꽂자리다방 내부.

한국전쟁 시기에는 피난 내려온 예술가들은 다방과 음악 감상실에 모여 예술을 꽃 피웠다. 원로 음악가들이 자주 찾았던 ‘백조다방’, 구상 시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꽃자리다방’, 이중섭 화가가 담배 은박지에 소 그림을 그렸던 ‘백록다방’ 등을 비롯해 음악 감상실 ‘르네상스’, ‘녹향’이 아직도 북성로 골목에 모습이 남아있다. ‘꽃자리다방’ 루프톱 공간은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위한 필수 코스다.

이 외에도 구상 시인과 동화작가 마해송 같은 문인이 자주 이용한 것으로 유명한 ‘화월여관’, 이중섭 화가가 숙소로 사용했던 ‘경복여관’도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고도성장기라 불리는 70~80년대에는 전국 최대의 공구골목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IMF 구제금융 위기를 거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잊혀져 가던 이 길은 최근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2011년 10월 일제강점기 건축물의 외형을 간직한 채 문을 연 ‘카페 삼덕상회'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에 미곡창고로 사용되었던 일본식 건물을 개조한 ‘북성로 공구박물관’ 등이 문을 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카페와 문화 공간이 북성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해넘이전망대.

◆앞산자락길과 해넘이전망대

앞산자락길은 고산골 메타세콰이어길에서 달비골 청소년수련관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기존의 등산로와는 달리 앞산순환 도로에서 일정높이의 거리를 두고 등고선을 따라 산자락부에 기존의 오솔길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길이다. 총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명동 빨래터공원 내 위치한 앞산 해넘이전망대는 높이 13m의 원형 전망타워와 288m 나선형 진입경사로로 구성돼 있다. 노을이 가득한 하늘을 보며 산책로를 걸을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하늘색이 시시각각 다르게 펼쳐진다.

전망대 내부는 냉난방 설비와 무인안내기를 설치해 시민들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도시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편의를 갖췄다. 전망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바로 아래 커다란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kwjun@segye.com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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