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파워…코로나도 꼼짝 못한다 [SW시선]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걸파워는 강했다. 방송 및 가요, 영화 등 연예계 전 분야에서 여성이 주체가 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젠 여풍(女風)이란 말조차 진부할 정도다. 과거엔 파격 혹은 일시적 현상처럼 다뤘지만 이제는 엄연한 흥행 코드이자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

 

먼저 ‘환불원정대’의 반응이 뜨겁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뭉친 프로젝트 그룹명으로 90년대부터 노래와 연기 모두 두각을 나타냈던 엄정화, 2000년대 섹시 아이콘으로 각광 받았던 이효리, 현재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화사와 제시까지 힘을 합쳤다. 이들의 출연 이후 한 자릿수에서 머물던 해당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이 10%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실제 앨범을 만들고 음악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위한 무대도 준비한다. 신곡 ‘돈 터치 미(Don′t touch me)’도 음원사이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기세가 대단하다.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여성 캐릭터는 조연 혹은 사건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캐릭터로 묘사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난해 ‘걸캅스’(정다원 감독)와 ‘82년생 김지영’(김도영 감독)은 직접 실마리를 푸는 주체로 그려졌고 여성의 주요 권리 향상을 외치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손익 분기점을 넘기면서 흥행에서도 흡족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 감독, 26일 개봉)도 세 여자 주인공이 뭉쳤다. 고아성, 이솜, 박혜수가 각기 다른 개성의 캐릭터를 맡아 직장 내 유쾌한 반란을 그렸다. 1995년, 말단 고졸 3인방이 토익 600점 넘겨 대리로 승진하기 위해 토익 수업을 듣게 됐는데 우연히 회사의 비리를 알게 되면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90년대만 해도 여성을 대놓고 차별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서는 캐릭터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조폭 영화에 지친 한국 영화계에 단비 같은 주제다.

 

사회문화 전반적으로 관련 콘텐츠가 힘을 얻으면서 그 자체만으로는 특별하지 않다는 시각이 나오기도 한다. 이제 그만큼 한 단계 업그레이드도 기대해볼 만 하다.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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