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승리의 순간, SK 정수민은 고마움을 되새겼다

 

[스포츠월드=인천 이혜진 기자] “믿고 지지해주신 덕분입니다.”

 

지난해 9월 수술대에 올랐다.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 및 후방 뼛조각 제거술을 받았다. 재활이 시작됐다. 그 사이 팀도 바뀌었다.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서 SK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설상가상 가족들과도 잠시 떨어져 있어야 했다.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든 시간이었을 터. 하지만 꿋꿋하게 이겨냈다.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마침내 기회가 왔다. 403일 만에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조금은 늦게 시즌을 출발한 정수민(30)이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1군에 올라오자마자 2경기 연속 호투 행진이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10일 광주 KIA전에서 4⅔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한 데 이어 16일 인천 KT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까지 챙겼다. 최고 145~146㎞에 달하는 패스트볼에 주무기인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정수민은 “새로운 팀에 와서 선발로 나가게 돼 긴장되고 설렌다”면서 “팬 분들께서 응원해주시니 더 힘이 나더라”고 말했다.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다방면에서 큰 도움을 줬다. 선배 윤희상 역시 마찬가지. 값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정수민은 “(윤)희상이형은 워낙 경험이 많지 않는가. 타자별로 어떻게 상대하면 효과적인지 등 좋은 얘기를 해주시곤 한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포수 이재원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정수민은 “(이)재원이형이 앞에 앉아있는 게 크다. 리드를 워낙 잘 해주셔서 (그에 따라) 행동만 하면 되니깐 편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어쩌면 올해는 내년을 위한 시험무대일 수 있다. 남은 기간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수민은 “팔 관리를 잘해서 내년엔 풀 시즌을 뛰는 게 목표”라면서 “올 시즌 마무리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분 좋은 승리의 순간 정수민이 가장 먼저 떠올린 얼굴이 있다. 아기들과 함께 잠 안자고 응원했을 부인이다. 이적 직후엔 혼자 올라왔으나 지난 3월 가족도 이사했다. 정수민은 “와이프 고향이 부산이다. 연고도 없는 곳에 같이 올라와줘서 고맙다. 응원 덕분에 더 잘 던질 수 있었다”고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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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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