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베어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최선호 멘탈코치 이야기

최선호 두산 멘탈코치와 박신지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화려한 조명을 받는 프로스포츠 선수 뒤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보이지 않는 부분을 세심히 챙겨 퍼포먼스 향상에 힘을 보탠다. 최선호(48) 더홉티 스포츠멘탈코칭연구센터 대표는 두산 선수단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최 코치는 원년부터 베어스 팬이었다. 프로구단과 첫 인연이 두산이다. 2018년 멘탈코치로 합류했다. 매주 화, 수요일 두산 2군 숙소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선수들을 만난다. 화요일 저녁 9시 야식 시간 이후 약 30분간 숙소조 선수들과 자리를 만든다. 수요일에는 출퇴근조와 이야기를 나눈다.

 

시기마다, 선수마다 주제가 다르다. 길을 잃고 헤매는 선수가 주저앉지 않도록 손을 내민다. 시즌 중에는 심리적인 루틴 정립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함께한다. 최 코치는 “불안, 긴장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할 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끔 연습한다. 2군 선수들도 항상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그리며 심상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상생활, 입대, 은퇴 후 미래, 대인관계 등 이야깃거리가 다양하다. 코칭시간 외에 따로 전화를 걸어 연애상담을 하는 선수도 있다. 무척 귀엽고 예쁘다”고 미소 지었다.

 

최 코치와 최원준

 

멘탈코칭의 효과를 본 예는 투수 최원준이다. 그는 데뷔 시즌이던 2018년 부진했다. 지난해 불펜에서 이름을 알렸다. 올 시즌엔 대체선발로 나서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꿰찼다. 최원준은 “그간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부정적인 것, 단점을 먼저 이야기하는 버릇이 있었다”며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바꿨다. 코치님께서 ‘왜 그랬을까’보다는 ‘괜찮아’라는 말을 스스로 해주라고 하셨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최 코치는 선수가 해낸 것이라고 공을 돌린다. 그는 “모든 문제의 답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선수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다. 멘탈코치는 최소한의 개입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멘탈코칭을 위해서는 구단과 코칭스태프, 멘탈코치간 삼위일체가 이뤄져야 한다. 최 코치는 “각 파트 코치님들이 선수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매일 회의하고 고민한다. 정말 열심히 하신다”며 “대화가 필요한 선수와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선수를 같이 파악한다.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는, 협업 없이는 멘탈코칭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올해 두산은 예년보다 힘겨운 순위 경쟁을 치르고 있다. 최 코치는 “그라운드는 매일이 전쟁터다. 하루하루 상대 팀, 나 자신과의 싸움을 견디는 선수들이 무척 대견하기도, 안쓰럽기도 하다”며 “우리 선수들에겐 스스로를 믿는 힘이 있다. 힘든 날도 잘 이겨내 온 팀이다. 남은 경기 어디서든, 어떤 역할이든 끝까지 자신의 야구를 묵묵히 해주리라 믿는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최선호 두산 멘탈코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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