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 쏘아 올려야 할 작은 공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부활이라는 공을 쏘아 올려야 한다. 두산 좌완 선발투수 유희관(34)의 과제다.

 

유희관이 부상 복귀를 눈앞에 뒀다. 그는 지난 18일 왼쪽 발목 만성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개막 후 처음이다. 부진이 겹친 상황.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한 차례 휴식을 취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돌아와서는 잘해야 한다. 그동안 역할을 충분히 해주지 못했다. 유희관은 총 22경기 112이닝에 나서 8승9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선발진에 이탈자가 워낙 많아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부진을 청산하고 실력으로 뒷받침해야 할 때다. 9월 3경기서 8⅔이닝에 그치며 평균자책점 11.42로 고전했다. 5월(4경기 22이닝 평균자책점 3.27)과 8월(4경기 24⅔이닝 평균자책점 2.19)을 제외하면 매달 성적표가 아쉬웠다.

 

두산은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상위권 경쟁은커녕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를 걱정하고 있다. 가을야구행 마지막 티켓을 두고 KIA와 열띤 5위 쟁탈전을 펼친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불안한 선발진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크리스 플렉센은 실점이 줄지 않는다. 불펜에서 갑작스레 선발로 자리를 옮긴 함덕주는 최근 두 경기 연속 난조로 조기 강판당했다. 대체선발 김민규도 23일 한화전서 3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유희관의 호투가 필요하다.

 

유희관에게도 중요한 시점이다. 올 시즌 종료 후 데뷔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져 각 구단의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 조금이라도 나은 결과를 얻으려면 스스로 좋은 평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더불어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도 도전한다. 2013년부터 매년 10승 이상을 달성했다. 평균 시속 129㎞의 속구를 구사하면서도 정교한 제구와 노련미로 승리를 쌓았다.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며 오랜 기간 선발진에서 살아남은 이유다. 유희관이 마운드를 탄탄히 해야 한다. 두산의 반등이라는 나비효과로 이어져야 한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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