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이희준, 캐릭터 붙기 위해 발로 뛴 스토리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포스터만 봐도 캐릭터가 그려진다. 영화 ‘오! 문희’(정세교 감독)에서 배우 이희준은 어깨에 힘을 빼고 담백하게 다가온다. 한 마디로 생활연기다. 그동안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줄곧 맡아왔지만 이번엔 과감히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결과는 합격점. 그가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얘기를 들려줬다.

 

영화는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들의 활약과 긴장과 웃음을 오가는 수사 과정을 그렸다. 이희준은 원로 배우 나문희와 모자 관계로 등장해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탁월한 앙상블을 선사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이희준의 재발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세고 나쁜 캐릭터를 많이 해왔다. 하지만 이번 캐릭터는 쉽고도 간결하다. 바로 직전 스크린에서 봤던 ‘남산의 부장들’의 곽상천 캐릭터를 잊히게 만든다. 이에 이희준은 “‘이번엔 착한 역할을 할까’하고 계획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나문희 선생님이 하신다는 게 엄청 끌렸고, 관객들이 대중적으로 웃고 좋아해 줄 만한 요소가 적절히 담겨 있는 요리 같았다. 서스펜스, 코미디, 휴먼, 사랑. 모든 얘기가 다 들어있었고 관객분이 참 좋아하겠구나 생각들었다. 그전에 제가 너무 촬영하면서 신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게 웃었다.

 

 

캐릭터에 붙을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직접 발로 뛰었기 때문이다. 먼저 사투리부터 배워야 했다. 대구 출신인 만큼 쉽지 않았을 터. 이를 위해 충청도 출신인 개그맨 최양락의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봤고, 그가 운영하는 순댓국집까지 찾아갔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치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분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희준은 “실제로 충남 논산에 치매 부모님과 살고 계시는 어떤 아저씨를 만나서 얘기를 듣기도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옆에서 실감한 거 같다. 아저씨는 제가 배우인지도 모르시더라. 식사도 같이하고 자고 가라고 해서 옥 장판에서 같이 잤다”며 추억을 떠올리기도. 더 나아가 “나도 아이를 키워보니까 힘든 건 알겠는데, 아이를 낳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분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앞서 ‘남산의 부장들’의 경호실장 역할을 위해 3개월 동안 25㎏을 증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배역을 위해 매일 밤 치킨과 맥주와 살았다고. 이후 다시 3개월 만에 운동과 다이어트로 본래 체중으로 돌아온 점은 그의 투지와 근성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나문희와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국민 엄마로 불리지만 배우들의 엄마로도 유명하다는 것. “그동안 선생님의 아들들이 많았다. 황정민, 정우성 등 우리나라 명 배우들은 선생님과 엄마 아들을 해봤는데 저에게도 이렇게 기회가 와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한 “나문희 선생님은 항상 액션하기 전에 구강 청결제를 뿌리시며 상대방을 배려해주신다”는 미담을 전하기도.

 

코미디 휴먼 장르지만 감동의 깊이는 남달랐다. 보이지 않는 열연이 한몫했기 때문. 그는 “릴렉스할 수도 있는 영화지만 선생님 컨디션에 맞추고 저도 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스토리가 다음 신, 다음 신 넘어가는 게 제 연기를 통해 넘어가는 식의 대본이었다. 그래서 ‘힘 있게 끌고 가야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력 만큼 흥행도 선전 중이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희준이 주연을 맡은 작품 ‘오!문희’는 박스오피스에서 18일까지 누적 관객 수 26만 1370명을 모았다. 이는 국산 영화 가운데 1위로 코로나 19로 인해 극장가를 찾는 관객의 발길이 줄어든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번에도 이희준은 자신의 출연작은 ‘믿고 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영화 ‘핸섬가이즈’ 및 tvN 드라마 ‘마우스’로 출연 예정이다.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케 한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영화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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