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스타] 조금 오래 걸렸어도…김건국이 피운 꽃은 아름답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조금 오래 걸렸지만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롯데. 중심에 마당쇠 김건국(32)이 있다. 중요한 순간마다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치른 키움과의 2연전이 대표적이다. 15일 선발 노경은이 3⅓이닝 4피안타 5사사구로 흔들릴 때에도, 16일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의 뒤를 이을 필승카드가 필요할 때에도 벤치의 선택은 김건국이었다. 각각 1⅔이닝 1실점(1자책), 2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승리로 가는 발판을 마련해준 셈이다. 개인적으로도 이틀 연속 구원승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김건국의 야구인생은 파란만장했다.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06년 신인 2차 1라운드(전체 6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이듬해인 2007년 1군 데뷔전(7월 4일 LG전·1이닝 1실점)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09년 방출됐다. 공식적으로 다시 공을 잡은 것은 2012년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입단하면서부터다. 2013년 NC의 부름을 받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둥지를 옮겼다.

 

전환점이 된 것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후다. 2017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 롯데는 김건국의 빠른 공에 기대를 표했다. 2018년 그토록 고대하던 1군 무대에 다시 섰다. 11년 만이었다.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다. 37경기에서 3승3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6을 마크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는 16일 기준 19경기에서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35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월 8경기에선 평균자책점 1.80으로 위력적이다.

 

김건국의 무기는 단연 절실함이다.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수훈인터뷰에서 다리가 풀려 넘어졌을 정도로 매 순간 전력을 다하고 있다. 롱릴리프, 추격조, 필승조 그 어떤 보직도 가리지 않는다. 경기에 나가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자신감도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 그만큼 구위가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덕분에 롯데는 셋업맨 역할을 하던 박진형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어도 큰 과부하 없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건국이 최근 중요한 순간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롯데의 가을야구 희망을 밝히고 있다. 사진은 위기를 막고 기뻐하는 김건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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