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치아교정 전 ‘성장판 검사’ 받아보세요”

[정희원 기자] 국내 어린이 10명 중 7명은 ‘부정교합’이라는 통계가 있다. 부정교합을 방치하면 다양한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 주걱턱·무턱·안면비대칭 등 얼굴형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윗니·아랫니가 제대로 맞물리지 못하며 저작기능이 어려워지고, 호흡·연하·발음에도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성장기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뼈가 무르고 치아 이동과 관련된 세포가 활성화돼 교정치료에 나서도 성인보다 치료기간이 짧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과거보다 수월하게 교정치료로 치아 본연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꼭 여름방학이 아니라도 학기중에 치아교정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치아교정에 대해 이양구 아이디치과 원장(교정과 전문의)으로부터 들었다.

이양구 아이디치과 원장(교정과 전문의)

-유아·소아에서 부정교합이 발생하는 이유는.

 

“영구치로 치열이 교체되면서 공간이 부족해지는 게 가장 흔한 이유다. 간혹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 손가락을 빠는 습관,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 등도 치아배열과 턱관절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린이·청소년 치아교정이 성인에서 받는 것보다 유리한 이유가 있다면.

 

“성장기는 성인과 달리 골격 성장이 더 빠르고 치아 움직임도 급격하게 진행돼 치료속도가 빠르고 효과적이다. 잇몸의 조직 적응성도 좋아 교정 후 다시 치열이 틀어지는 등 부정교합 재발확률도 낮다.”

 

-어린이 교정치료의 적기가 따로 있는지.

 

“흔히 앞니가 영구치로 교체되는 6~7세가 적기로 꼽힌다. 대한치과교정학회와 미국교정협회에서는 6~7세를 교정치료를 위한 첫 검진에 나서라고 권고한다.”

 

-치아교정 단계는 어떻게 되는지.

 

“우선 X-레이 촬영으로 치열 및 발육상태를 진단하고 이후 턱뼈와 치아의 상대적인 위치 관계를 토대로 교정 치료 유무를 판단한다. 다음으로 턱뼈와 치아, 잇몸, 주변 조직들의 성질을 고려해 교정치료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좀더 명확한 치료를 원할 때 특별히 더 받아봐야 할 검사는 없는지.

 

“성장판검사를 진행하면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의외다. 성장판 검사는 흔히 키 성장과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검사가 왜 유용한지 설명해달라.

 

“아무래도 성장판 검사를 단순히 신장과 연관짓는 사람이 대다수인 듯하다. 하지만 이는 골격 성장을 비롯해 치아 이동까지 정확하게 수치화할 수 있다. 성장에 따라 적절한 치아교정이 동반되면 골격적인 부조화까지 해결 가능하다.”

-성장판 검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간단하다. ‘수완부 방사선 사진 촬영’이다. 이는 곧 손바닥과 손목의 X-레이 촬영을 의미하는데 이를 토대로 골격 성숙도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손가락 뼈마디 사이에 존재하는 연골판의 골화 과정을 X-레이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검사 후 치아교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의 편안한 치료를 돕는 기기를 설명해달라.

 

“의료기술이 발달하며 선택지가 넓어졌다. 기존의 보철 교정기를 비롯해 투명교정기 ‘인비절라인’이나 ‘클리피씨 교정’ 등 다양하다. 인비절라인은 탈부착이 가능하고 심미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치아교정기다.

 

클리피씨는 와이어를 묶지 않고 고정하는 자가결찰 시스템으로 기존 보철에 비해 심미성과 착용감이 우수하다. 치료기간을 더 단축하고 싶다면 ‘클라리티교정기’를 추천한다. 이는 슬라이딩 도어 방식을 이용해 간편한 장치 결찰로 진료시간을 줄인 게 장점이다.”

 

-어린이·청소년 치아교정 병원 선택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잘못된 치아교정은 치료 후에도 부정교합이 이어지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반드시 교정과 전문의가 있는 교정치료 특화 병원에서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 또 교정치료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업력이 오래되고, 의료진이 많이 바뀌지 않는 곳을 택하는 게 신뢰도 면에서 도움이 된다.”

 

-어린이 교정치료 시 보호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성장기 어린이들이 교정을 시작하게 되면 구강 위생관리가 어려워 치아 우식증이 생기거나 치주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학부모 등 보호자의 올바른 구강 위생 관리 지도는 필수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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