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 조효진·고민석 PD “시즌2 나온다면 브로맨스 더 살릴래요” [인터뷰]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국적이 다른 두 남자 이승기, 류이호의 좌충우돌 여행기에 전 세계가 반응했다. 미션과 여행, 스타와 팬이 만나 완성한 신개념 여행 버라이어티 ‘투게더’를 기획한 조효진, 고민석 PD를 만나 프로그램의 전반에 관해 들어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투게더’는 인도네시아의 욕자카르타, 발리, 태국의 방콕, 치앙마이, 네팔의 포카라와 카트만두까지 6개 도시를 돌아다니는 두 남자의 여행기다. ‘투게더’로 처음 만난 이승기와 류이호가 팬이 직접 추천한 장소를 여행하며 미션을 완수한다. 최종 목적지는 팬이 기다리는 공간이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월드와 만난 조효진 PD는 “국적이 다른 연예인이 만나야 했기에 걱정도 많았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투게더’를 향한 반응은 뜨거웠다. 다양한 국가에서 '오늘의 TOP10 콘텐츠'에 안착했고, 해외 매체의 호평도 이어졌다. 제작진과 출연자 모두 기뻐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이어 고민석 PD는 “이승기 씨는 연출자라면 누구라도 작품 해보고 싶은 연기자”라고 믿음을 보였다. 제작진과는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를 통해 이미 호흡을 증명했다. ‘두 남자의 여행기’라는 콘셉트를 잡고 외국인 배우를 찾던 중 눈에 띈 배우가 바로 류이호였다. 예능에 출연한 경험도 많이 없어서 자료도 부족했던 터라 인터뷰를 요청했고, 선한 이미지의 그와 첫 만남을 가지게 됐다. 

‘투게더’의 또 하나의 특별한 콘셉트는 ‘팬이 추천한 장소’를 여행하고 최종 목적지인 팬의 집에 찾아간다는 점이다. 각국을 대표하는 배우의 만남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관광을 원하지는 않았다. 스타와 팬 모두에게 특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힘썼다. ‘투게더’의 방문을 전혀 모르고 있는 팬에게도, 그런 상황을 마주하는 스타에게도 더 감동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팬에게 감사하다”라고 밝힌 두 PD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셨다. 사연 하나하나를 다 읽어봤고, 재밌는 사연이 너무 많아서 고민도 많았다”면서 “특히나 해외 팬은 이승기, 류이호 씨를 만나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 더 와 닿는 사연을 보내주신 팬을 선정했다”라고 소개했다. 

 

‘투게더’를 통해 한국형 예능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북미 온라인 리뷰 매체 더 리뷰 긱, 뉴욕포스트에서 발간한 리뷰 전문 매체 디사이더 등이 호평을 보냈다.

 

“한국 예능의 장점은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생각해요. 류이호 씨도 촬영하는 숙소에서 실제로 숙박하게 될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주어지는 미션도 미리 알려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죠. 한국 예능은 리얼하게 주어지는 상황을 바로바로 받아가며 진행해요. 중국에서는 진짜 안 알려주고 미션을 하느냐고 묻기도 하더라고요. (웃음) 그 밖에도 스타가 직접 뛰어들어 미션을 하는 것에 좋은 반응을 보내주시는 것 같아요. 신선하다는 반응에 기분 좋아요.” (조효진 PD)

한국 배우 이승기, 대만 배우 이승기의 여행기는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자체 자막 외에도 시청 국가별 자막이 제공된다. 조 PD는 “(전작) ‘범바너’의 경우 극적 특성이 있어 자막이 극단적으로 적었다”라고 비교했다. ‘투게더’ 역시 기존의 한국 예능보다는 자막이 적었다. “국가별로 번역이 달리기 때문에 자막이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이 어느 정도인가 고민했다”는 조 PD는 “그렇다고 한국 시청자가 보기 불편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서로의 의사소통이 애매하게 될 경우 자막으로 보충하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여행지의 특성, 장소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자막도 필요했다. 그럼에도 너무 많은 자막은 혼선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정도에 맞추려 노력했다고. 시청자의 반응을 보고 보완해 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에 특성상 공개 시점에 모든 에피소드가 한 번에 노출된다. 제작진이 꼽은 넷플릭스 예능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투게더’는 지난해 가을에 촬영해 6월 말에 공개됐다. 시청자의 반응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공개된다는 사실이 어려움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브로맨스도 여행기도 미리 촬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대신 여행지의 수려한 경치를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도록 더 심혈을 기울였다. 배경 음악도 신경 썼다. 조 PD의 설명에 따르면 도시별로 어울리는 음악 작업을 거쳤다. 사전 제작 덕에 보완할 수 있었다. 이처럼 장단점이 있지만, 편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조 PD는 “(아쉬운 점은) 당연히 보인다. 보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런 의미에서 시즌2가 진행된다면 미션의 비중을 줄이고 두 인물의 케미스트리를 조금 더 살리고 싶은 바람이다. 기존 예능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그림’이었다면, 국적이 다른 출연자가 타지에서 펼치는 예측 불가한 여행기엔 미션이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둘의 브로맨스는 꽃을 피웠다. 류이호를 위한 요리는 이승기의 즉석 제안으로 이뤄졌다. 제작진은 “브로맨스가 쌓이는 과정을 보면서 미션을 조금 줄여보고 싶었다. 술 취한 모습을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시청자의 반응도 있었다. 둘의 케미스트리를 더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좋지 않을까”하고 짚었다. 이승기는 중국어를, 류이호는 한국어를 조금 더 공부한다면 업그레이드된 브로맨스의 탄생도 가능하지 않을까 짐작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네팔 3개국의 6개 도시의 여행을 그렸다. 팬의 사연이 있는 곳이라면 유럽도 미국도 남미까지도 ‘어디든’ 찾아가고 싶다는 것이 제작진의 생각이다. 조효진 PD는 “예능 고수와 예능 초보가 만나 점점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과정이 한 편의 예쁜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자유로운 여행이 불가한 상황에서 아름다운 풍광과 여행의 흥취를 대리 만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안구 정화 힐링 여행’. 나아가 재미와 감동을 다 갖춘 스타와 팬의 감동적인 만남도 ‘투게더’의 묘미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팬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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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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