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고 변화주며 성장하는 제주, 그래서 더 무섭다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승격 유력 후보’에 걸맞은 행보를 보인다. 끝없이 변화하며 팀 사정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선보인다. 정신적인 무장도 더했다. 리그 내 대적할 만한 팀이 없을 정도로 무서운 기세다.

 

 제주는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지만 지난 시즌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며 K리그1(1부 리그)에서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됐다. 낙담보다는 절치부심했다. ‘승격 전도사’ 남기일 감독에게 지휘봉을 건넸고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시즌 초반에는 톱니바퀴가 잘 들어맞지 않아 부진했으나 시간을 지날수록 강팀으로 거듭났다. 지난 5일 FC안양 원정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6경기 무패를 기록,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남기일 감독의 변칙 전술 덕분이었다. 아직 홈 승리가 없는 안양은 모든 것을 걸었고 선제골까지 기록했다. 원정팀으로서는 크게 흔들릴 법했지만 남 감독의 승부수로 웃었다. 수비수 임동혁의 탄탄한 피지컬이 상대 수비를 흔드는 데 주효할 것이라고 판단해 공격 자원으로 배치했고 경기 초반 공민현을 교체 투입해 역전골까지 만들어냈다. 끊임없이 상대를 분석하고 공부하는 남 감독의 용병술이 제대로 통하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제주와 선두 수원FC(승점 18)의 승점 차가 단 1점. 다음 경기서 당장에라도 뒤집을 수 있는 거리다. 마침 10라운드에서 라이벌 부천FC1995와 맞붙는다. 연고 이전으로 악연이 있는 팀을 만나는 만큼 상승세에 쐐기를 박을 최고의 상대다.

 

 남 감독은 방심은 금물이라는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부천이든 다른 팀이든 누구와 붙어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은 어느 팀이 좋다, 올라간다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기다. 중요한 것은 다른 팀이 아닌 우리 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위 싸움에서 좋은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격 후보를 넘어 실제 1부 리그행까지 이뤄내려는 제주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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