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위원의 위클리리포트] 키움의 힘, 마운드 그리고 찬스에서의 집중력

 

야구를 잘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키움의 질주가 놀랍다. 5월까지만 하더라도 24경기에서 12승12패를 기록, 5할 승률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당시 순위는 공동 4위. 1위 NC와의 거리는 6.5경기나 된다. 그러나 6월 들어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24경기에서 18승6패(승률 0.750)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단독 2위까지 점프했다. 어느덧 NC를 3경기 차로 압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접전 상황에서 강하다. 이 기간 역전승이 6승이나 되며 1점차 승부에서도 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키움의 힘은 단연 마운드다. 29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4.05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6월로 범위를 한정하면 3.31까지 떨어진다.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5월 22일 부산 롯데전을 마지막으로 부상으로 빠져 있음에도 선발로테이션이 원활하다. 에릭 요키시와 최원태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가운데 한현희, 이승호, 조영건 등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조상우가 버티는 뒷문의 든든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적으로 방망이는 조용했다. 팀 타율 0.264로 리그 7위다. 월간 타율을 살펴보면 5월 0.268(6위)에서 6월 0.261(8위)로 소폭 떨어졌다. 심지어 최근 2주로 좁히면 0.251(10위)까지 내려앉는다.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키움 역시 부상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박병호를 비롯해 박동원, 김하성 등이 부상자명단에 오르내렸으며, 임병욱과 김웅빈 등은 여전히 재활 중이다. 외인 타자 테일러 모터가 일찌감치 짐을 싸면서 공백을 느끼기도 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득점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당 득점생산이 5.57으로 리그 4위다. 많이 활용되는 지표는 아니지만 SecA(Secondary Average)을 살펴보면 비밀을 알 수 있다. 해당 지표는 (루타수-안타+사구+도루-도루실패)/타수로 계산된다. 타율 외에도 장타, 볼넷, 도루 등으로 추가 진루를 얼마나 했는지 알 수 있다. 키움은 SecA에서 0.340으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으로 높다. 2위 KT(0.298), 3위 두산(0.292)와도 차이가 꽤 크다. 실제로 키움은 팀 볼넷(209개) 1위, 팀 홈런(55개) 3위로 상위권이며, 팀 도루 역시 32개로 4위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고 한다. 성적이 좋은 팀은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키움의 경우 기본적으로 마운드가 높은 팀이지만, 그것만으로 지금의 위치에까지 오른 것은 아니다. 타자들이 기복 있는 컨디션 속에서도 중요한 순간순간 집중력을 발휘해주고 있다는 의미다. 팀 타율에 비해 득점권 타율(0.294)이 크게 높은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찬스에서의 응집력, 드러나지 않은 키움의 숨은 저력이다.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용철 야구 해설위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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