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기다리는’ STL 김광현, 동료들은 엄지 척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발걸음은 잠시 멈췄어도, 구위는 변함없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도 착실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미국 지역지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4일(이하 한국시간) 김광현을 비롯한 애덤 웨인라이트, 콜튼 웡, 폴 데용 등 네 선수가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에서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일부 훈련을 재개했다. 시간대별로 제한된 인원이 교대로 경기장을 사용한다.

 

그 누구보다 답답했을 김광현이다. 야심차게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외쳤지만,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습격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한창 적응해 나가던 시기에 시범경기가 전면 중단된 것은 물론 훈련 계획을 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지인 주피터에서 고군분투하다 4월부터는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했다.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 등 고국으로 돌아간 선수들도 많았지만, 김광현은 현지에 남아 의지를 불태웠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다. 차근차근 준비해온 김광현에게 동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윙이 대표적이다. 스프링캠프 때 보긴 했지만 윙이 실제로 김광현의 공을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윙은 “약간 까다로운 느낌이 있었다”고 첫인상을 언급하며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략할 줄 아는 투수다. 공격적인 투구로 바깥쪽과 몸쪽을 가리지 않고 던졌다”고 칭찬했다.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관련해선 “눈 앞에서 사라지더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다만, 메이저리그 개막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7월 개막 시나리오가 대두되기도 했으나 구단과 선수 간 쩐의 전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이 워낙 팽팽해 쉽게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 김광현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페이스를 보였다. 8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KK’라는 수식어답게 탈삼진은 11개나 잡았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역시 0.75로 뛰어났다. 다시 마운드에 오를 그 날을 기다리는 김광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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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김광현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착실히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동료들의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스프링캠프 당시 역투하는 김광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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