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기록까지…만나면 좋은 친구 롯데 방망이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만나면 좋은 친구.’

 

롯데만 만나면 펄펄 나는 상대 투수진이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경우 좀처럼 일찍 내려가는 법이 없다. 3일 광주 KIA전까지 개막 후 25경기 연속 상대 선발투수들에게 5이닝 이상의 투구를 허용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종전까지는 롯데가 1997년(6월 12일 현대전~7월 22일 LG전) 기록한 24경기 연속이 이 부문 최다 기록이었다. 이 기간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해간 경우 또한 18차례(72%)나 된다. 그만큼 상대는 계산이 서는 마운드 운용이 가능하다.

 

방망이가 무겁다. 기본적으로 생산력이 저조하다. 3일 현재 팀 타율은 0.248로 리그 8위에 그치고 있다. 연승 행진을 달렸던 개막 첫 주를 제외하면 팀 타율이 0.236(9위)까지 떨어진다. 최근 20경기에서 69득점(10위)에 그쳤고, 2득점 이하 경기 또한 11번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타점(62타점·10위), 장타율(0.330·10위) 등 세부 지표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심지어 득점권 타율은 0.213(10위)에 불과하다. 어렵게 출루해도 결정적인 순간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흐름이 자꾸만 끊긴다. 무엇보다 상·하위 타선의 불균형이 눈에 띈다. 하위타선(6~9번) 타율이 1할대(0.190·10위)를 가리키고 있다. 수비적인 부분을 강화하기 위함인데,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등 주축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은 듯한 모습이다. 상대 투수들로선 주요선수 몇몇만 조심하면 되니 한결 편하다. 허문회 감독은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을 강조하는 등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길 주문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화끈함과는 거리가 있다.

 

30경기. 허문회 감독은 경기 초반 선수단의 색깔을 파악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눈앞의 경기에 급급하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보다 적극적인 벤치의 개입을 언급하는 등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문제는 자꾸만 스멀스멀 지난 아픈 기억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 ‘혹시’나 했던 기대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순위표 맨 아래로 떨어지며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갈아치웠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자신감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3일 광주 KIA전까지 개막 후 25경기 연속 상대 선발투수들에게 5이닝 이상의 투구를 허용하는 진기록을 썼다. 다시금 롯데표 화끈한 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득점을 올린 뒤의 롯데 더그아웃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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