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장수 비결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 이야기]

천수(天壽)를 누린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나이 100세를 천수라고 하는데, 이는 하늘이 준 수명을 온전히 누렸다는 의미다. 인문학적으로 봤을 때 숫자 ‘100’은 온전함, ‘모든 것’, ‘완성’을 말한다고 한다.

숫자 100은 언제나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필자도 독자들께 영화 속 건강 이야기를 전한지 벌써 100회가 됐다.

이같은 의미에서 오늘 소개할 영화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알란(로버트 구스타프슨 분)’이 100세 생일 축하 파티 직전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치면서 시작된다.

자생한방병원장

양로원을 탈출해 아무 기차나 타고 낯선 곳에 내린 그는 우연히 폭주족의 돈 가방을 맡아주다가 갱단의 추격을 받게 된다. 대책 없이 낙관적인 알란은 갱단의 추적을 따돌린다.

이 여정의 중간 중간 알란의 과거가 회상되는데, 그는 세계적인 폭파전문가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알란은 지난 100년간 스탈린, 아인슈타인, 트루먼의 멘토로 활동한 전문가였다.

역사를 들었다 놨다 한 숨겨진 능력자인 것이다. 역사의 결정적 순간마다 등장하는 알란도 어느 순간 노인이 돼 양로원 신세를 지게 되지만, 범상치 않은 그는 100세의 나이에 새로운 모험을 선택한다.

영화를 보며 알란이 장수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100세를 맞아 양로원을 탈출해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 결단이 바로 그것이다. 남들은 100세 노인이 조금만 움직여도 걱정스러워하지만, 정작 알란은 젊은 시절처럼 술을 마시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100세 나이에 창문을 넘어 양로원을 빠져나오지 않았는가.

한의학에서는 인간이 천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꾸준한 육체 활동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의학의 노화 예방법은 나이 들며 약해지는 원기를 북돋는 것이다.

동의보감은 ‘사람이 성장하고 노화하는 것은 오장 중 신장이 쇠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장은 인간의 노화와 관련이 있는데, 신장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한약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적절한 신체활동과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게 필수적이다.

태계혈 지압도 일상에서 쉽게 신장을 관리하는 데 좋다. 안쪽 복사뼈와 아킬레스건 사이의 오목한 곳에 위치한 태계혈을 눌러주면 된다. 태계는 신장과 관련된 경맥의 기운이 많이 모여 있어 노인들에게 좋은 혈자리다.

알란은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라고 말한다. 이 말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자세를 알 수 있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어느덧 100회의 건강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눴다. 100회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알란처럼 번뜩이는 글로 찾아 뵙겠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