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달라지는 K-경마

[배진환 기자]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하며 경마 생태계도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말 생산, 경매, 경마산업에서 ‘비대면’이 주류가 되었고 한국마사회는 K-경마 수출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생산은 깨끗하게, 유통·소비는 언택트(Un-tact)로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 목장에서도 사육환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청정 말산업 방역 체계’ 구축을 위해 하반기부터 국내 말 생산농가에서 전염성 질환을 검사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하며 K-경마도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2018년 코리아컵 경마 장면.

코로나19가 차츰 잦아들자 유럽 각국은 봉쇄령을 완화하며 경마 재개 타이밍을 보고 있다. 여기서 경마는 물론 ‘무관중’ 경마다.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모든 스포츠 경기가 중단되었지만 프랑스 경마를 주관하는 갤럽은 농업재무부의 승인을 받고 5월 11일에 무관중으로 경마 경주를 시행했다. 프랑스에서 무관중 경마가 시작됨에 따라 영국, 아일랜드에서도 다음 달 경마 재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미국이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며 캘리포니아주 골든게이트필즈 경마장도 5월 14일 무관중 개장을 주 보건당국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무관중 경마가 열리는 켄터키주나 플로리다주에 출전이 가능한 말들을 빼앗길까봐 재개를 서둘렀다는 후문이다. 곳곳에 있는 말 목장과 경마장의 잔디 덕택에 블루그래스 스테이트(Bluegrass State)라는 별칭이 있는 켄터키주는 무관중 경마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갔다.

 

◆디지털 콘텐츠 수출이 ‘뉴노멀(New Normal)’

 

마사회는 경마상품의 해외수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마 경주는 지속 재생산이 가능한 콘텐츠로서 비대면에 연결이라는 개념이 더해진 온택트(On-tact) 시대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4대륙 14개국에 761억 원 치 경주실황을 수출했다. 2020년은 전 대륙 수출이 목표다. 우리 경주가 한 번도 닿지 않았던 아프리카 대륙에 첫 수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일본과 홍콩은 코로나19가 정점을 달했던 4월에도 경마를 중단하지 않았다. 관중 없이도 경주를 지속하며 경마가 중단된 국가들에 경주를 수출했다. 특히 홍콩은 전 세계 경마가 일시정지된 상황을 기회로 삼고 경마를 전면 중단한 나라들을 타겟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홍콩은 터키에 최초로 경주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경주가 수출되면 각 국 경마 관계자들이 해당 국가의 경주 수준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경주마들과 경마 인력들이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증대된다. 해외로 경주마 판로가 확대되면 경주마 생산, 육성의 양과 질이 향상된다. 온라인 수출이 오프라인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한국 경주마 관계자들도 경마가 재개되고 경주 실황이 각 국으로 송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경마가 재개되면 즉각적으로 최소 6개국에 경주 수출이 가능하다.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경마가 여전히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판매 상품 감소로 어려움에 봉착한 각 국 경마 관계자들이 한국 경마 재개를 주시하고 있다.

 

◆마사회, K-경마로 신북방·신남방 진출 본격 시동

 

우리나라는 K-방역모델로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경마에서도 다르지 않다.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경마시행의 기준을 제시하는 새로운 수출 모델을 발굴했다. 지금까지는 경마 종주국인 영국이나 대표적인 경마 선진국인 미국, 호주의 경마 시스템이 선호됐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이때를 틈타 아시아 경마 신흥국에 일원화되고 조직적인 한국경마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K-경마로 아시아 경마 신흥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 이전 시대에서 마사회의 중앙집권적인 경영시스템은 사행산업인 경마를 관리하기에는 최적이었지만 민간으로의 파급효과는 적었다. 신북방, 신남방 진출에 시동을 걸며 마사회는 민간 기업들이 한국 경마를 매개로 새로운 시장에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 간 민간시장에서 직접적인 지원책을 펼쳤던 마사회는 코로나 19에 대응하여 경마 데이터를 민간 기업들에게 공유하고 참여자들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방향을 바꾸었다. 

 

경마 중단 세 달. 그 동안 마사회는 비대면·글로벌로 전략을 짜고 중단 기간 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했다. 2조 5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기에 경마 재개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jbae@segye.com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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