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언택트 소비’시대… 공유주방 서비스가 뜬다

공유주방 업체 위쿡 / 외식업 창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라 / 사직점,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입주 / 박용만 회장 “식료품 사업혁신 물꼬 터” / 창업 비용 2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절감

[전경우 기자] 위기 속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듯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기업들이 있다. 세계 비즈 & 스포츠월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발전 가능성이 많은 스타트업과 유망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의 혁신현장을 찾아 성공 노하우 등을 조명해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공유주방'이 외식업 창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급휴직, 구조조정 등으로 내몰린 직장인이 늘어나며 창업 전선이 후끈 달아올랐다. 기존 사업주들 역시 코로나 확산으로 매출이 급락해 배달과 포장을 위주로 하는 요식업으로 아이템 전환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언택트소비’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어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위쿡 사직점 공유주방 전경.

◆ 규제샌드박스 제도 실증특례로 공유주방 활로 열려

공유주방은 주방 하나를 여러 사업자가 나눠 쓰는 형태다. 임대료, 시설비 등 초기 투자 허들을 낮춰 외식업 창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1개 업장에 여러 사업자가 등록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즉석식품제조가공업자는 B2B영업을 못하는 등의 현행법에 막혀 국내 적용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7월 공유주방 사업에 규제샌드박스 제도 실증특례가 적용되며 규제가 일시적으로 풀렸다. 2년(+2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기회의 땅’에 수많은 업체가 뛰어들었고 그 중 위쿡은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며 급격히 성장 중이다. 위쿡은 공유주방 업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별창업과 위쿡 딜리버리 비교 인포그래픽.

김희종 위쿡 공유주방부문 이사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제조유통형과 배달형, 식당형 등 다양한 형태를 모두 제공한다는 것이 위쿡의 장점이다”라며 “인큐베이팅 관련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어 창업자들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여줘 ‘윈-윈’을 추구한다는 것이 우리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위쿡의 공유주방 서비스는 크게 나눠 제조유통형(사직점, 송파점), 배달형(신사점, 논현점, 역삼점), 식당형으로 구분된다. 단상, 부타이, 아르크 등 업장이 있는 식당형은 하나의 간판 아래 여러 사업자가 협업하는 형태다.

위쿡사업구조도 인포그래픽.

기자는 유통채널을 통해 납품을 위주로 하는 위쿡 사직점과 자체 직고용 라이더를 갖추고 인근 상권 배달을 타깃으로 하는 역삼점을 직접 다녀왔다.

◆ 인스타그램 판매자부터 대기업까지 입주

멋들어진 벽돌건물에 입주한 사직점은 식품제조기업의 연구소와 닮았다. 제조유통형 공유주방으로 지하 1층은 라운지, 1층은 카페, 2층에는 오픈키친이 있고 3층에는 보안성이 강화된 프라이빗 키친이 있다. 4층에는 사무실 공간이 있고, 5층은 스튜디오다. 6층 루프톱 공간은 인왕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위쿡 사직점 개별주방 내부.

키친 공간은 용도에 따라 면적과 설비가 차이가 난다.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며 온라인 커머스 관련 업무처리를 위한 사무공간, 교육과 행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위워크같은 공유오피스에 키친 설비가 함께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위쿡 사직점에는 뉴트리그램 등 20대가 창업한 식품 제조 및 온라인 유통 관련 스타트업부터 풀무원 등 대기업의 즉석조리식품 센트럴키친 등이 입주해 있고 과거에는 대상, 롯데호텔 등이 R&D 목적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위쿡 딜리버리 역삼점 외관.

◆ 배달 본부? 뜨겁고 활기찬 역삼점

위쿡 역삼점은 배달음식을 파는 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과거에 음악학원이던 곳을 개조한 2층 건물 전면에는 자체 인력으로 운영하는 라이더의 스쿠터가 늘어서 있다. 건물로 들어서면 1층은 주문 접수 업무를 일괄 처리하는 데스크와 배송 음식을 픽업하는 장소와 주방이 있고, 2층은 대부분 공간이 주방으로 쓰인다. 제조유통형 공유주방에 비해 떠들썩 하고 활기찬 분위기다.

2층 주방 공간은 각 업체가 사용하는 공간 크기가 비슷하고 복도에 창문이 없어 대형 빌딩 지하 식당가에 들어선 느낌이다. 주방마다 입구에는 원산지 표시를 써놓은 작은 화이트보드가 걸려있다. 연기가 많이 나는 음식을 조리하는 주방이 여럿 있지만, 실내 공기는 쾌적한 편이다. 2층에서 조리된 음식은 1층과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통해 라이더에게 전달된다. 배달 주문은 자체 고용 라이더를 이용하기도 하고 배달의 민족, 위메프의 배달앱 ‘위메프오’ 등을 통해서도 받는다.

위쿡 딜리버리 논현점 공유주방 내부.

위쿡은 배달 음식 수요가 크고 구매력이 높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배달형 공유주방(위쿡딜리버리)을 확대하고 있다. 총25개 팀이 각 지점에 입점해 있고, 역삼점에서는 10개팀이 영업 중이다.

◆ 정세균 국무총리도 공유주방에 높은 관심

김기웅 위쿡 대표는 지난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규제개혁샌드박스 센터 현판식’에 참석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공유주방은 규제샌드박스 통과 성공사례인데, 실제 창업자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며 김 대표에게 물었다.

김기웅 위쿡 대표.지난 12일 ‘규제개혁샌드박스 센터 현판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이에 “규제샌드박스 적용은 국내 식음료(F&B) 사업 혁신에 물꼬를 튼 적극행정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개별 창업자들의 창업 비용은 1/25 수준으로 절감되었으며, 위쿡은 작년 한 해 2배 이상 성장했다. 그만큼 규제샌드박스가 창업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줬고 그로 인해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공유주방 위쿡을 활용해서 창업하거나 사업을 전환하고자 하는 입점 상담 문의만 1000여 건이 넘었다”고 성과를 공개했다.

위쿡의 운영사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지난2015년 법인설립 후 이듬해 벤처기업인증 및 시드투자 유치 성공과 함께 키친인큐베이터 위쿡을 대치동에 론칭하며 스타트업 업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4월 52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 작년 1월 위쿡 사직지점 론칭, 5월 150억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사업은 본궤도에 올라섰다. 시리즈B 투자에는 롯데액셀러레이터를 비롯해 네오플럭스, KDB산업은행, 포스코기술투자, 나우아이비캐피탈, 디티앤인베스트먼트, 인터밸류파트너스, UTC인베스트먼트,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시드투자까지 합치면 총 누적 투자금액 222억원이다.

kwjun@segye.com 사진=위쿡 제공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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