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들짝 핀 홍매화… 땅끝마을에도 봄이 ‘만연’

모노레일 타고 절벽 오르면 땅끝전망대 / 일몰 명소 송호리해변… 인생샷찍기 그만 / ‘호남의 금강산’ 달마산의 절경에 감탄 절로 / ‘천년고찰’ 미황사, 수수한 아름다움 뽐내
땅끝마을에서 바라본 바다 전경.

[해남(전남)=정희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계절 변화를 느낄 틈도 없이 봄기운이 ‘훅’ 들어왔다. 어느새 4월, 땅끝마을에도 봄이 한창이다. 해남의 봄은 3월 초 보해매실농원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매화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기 직전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땅끝마을에서는 햇볕을 받으며 일광욕하는 고양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보해매실농원에 매화꽃이 하나 둘 피고 있다.

◆한반도의 끝이자 시작점, 땅끝마을

해남에 가본 적이 없어도 ‘땅끝마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호랑이로 표현되는 한반도 지형에서 ‘호랑이의 발끝’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해남군 송호리의 평범한 시골 어촌마을은 ‘한반도의 끝 지점’인 그 자체로 특별하다.

땅끝 전망대.

높은 곳에서 땅끝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려 ‘땅끝전망대’를 찾았다. 주변 해안 풍경과 땅끝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땅끝마을 주차장에 차를 댄 뒤, 전망대까지 가려면 걷거나 모노레일을 타면 된다.

걸어서는 왕복 30~40분이 걸린다. 잘 정돈된 데크를 따라 절벽 길을 오르면 높게 솟은 전망대가 보인다. 올라가는 길 오른쪽으로는 최남단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다만 걸어갈 결심을 했다면 무조건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길은 편해도 꽤 가파르다. 이곳에 사는 듯한 길고양이들이 길을 함께 따라와 길벗 노릇을 한다.

땅끝전망대에서 한 관광객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땅끝의 흙’이 기다린다. 이곳을 밟고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들이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가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내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도 좋다.

전망대 1층에는 해남의 상징물과 땅끝 마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부스가 재미를 더한다. 빈티지한 ‘B급 감성’ 느낌의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데, 요즘의 ‘사진 필터’와 또다른 아날로그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송호리 해변 일몰 전경.

◆송호리해변, 노을과 해송 어우러진 ‘일몰 맛집’

해남 땅끝마을의 송호리해변도 둘러볼 만하다. 너른 해변가에 해송과 붉은 노을이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풍경을 그려내는 ‘일몰 명소’다. 해가 지며 황금빛으로 시작해 붉은 하늘을 수놓다 핑크로 아스라이 물드는 해변가가 무척 멋지다. 한적하게 해변가를 거닐며 산책하기도 좋고, 곳곳에 ‘사진명소’를 걸어놔 인생샷을 찍기에도 그만이다. 땅끝마을 주차장 인근의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테이크아웃 해서 산책에 나서보자.

달마고도.

◆달마고도 트래킹… 힘들게 만난 ‘도솔암’

해남에 왔다면 달마산을 찾아야 한다. 이는 소백산맥이 해남의 바다로 떨어지기 전 우뚝 솟은 마지막 산이다. 길게 솟은 기암절벽이 아름다워 ‘호남의 금강산’으로 통한다. 석가모니 불법 28대 계승자이자 중국 선종 초조인 달마대사의 법신이 머문다고 알려져 달마산으로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달마산을 제대로 즐기려면 ‘달마고도 트래킹’에 나서보자. 달마고도는 약 1200년 전 스님들이 다니던 옛길을 연장한 둘레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남파랑길’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도솔암.

이번 트래킹의 목적지는 ‘도솔암’이다. 대흥암에 속한 암자다. 달마산 정상까지는 4.3㎞이지만, 도솔암까지는 800m다. 트래킹 내내 양 옆으로 서해바다와 남해바다가 따라오는데, 달마산의 빼어난 절경과 멋들어지게 어우러진다.

 

‘고작 800m’라고 해서 산행을 만만하게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달마고도에는 데크조차 깔리지 않았다. 밧줄이나 난간 같은 기존의 산행에서 볼 수 있는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평평한 돌들을 얹어 만들었다보니 조심조심 다녀야 한다. 도솔암까지 가는 800m 내내 거의 가파른 오르막길이다보니 심박수가 무척 높아진다.

삼성각.

헉헉대며 걷다보면 어느 순간 커다란 바위 사이로 암자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드디어 도솔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서 바위틈에 비집고 들어선 도솔암은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구름이 낀 날에는 신비한 느낌이 더해진다. 도솔암의 이름은 ‘도솔천’에서 비롯됐는데, 불가에서 수미산 꼭대기에 보석으로 지어진 천상의 세계를 가리킨다. 이름과 딱 어울리는 형상이다. 도솔암은 밑에서 올려다보는 모습도 비경이다. 이를 위한 조망 포인트는 도솔암 아래의 ‘삼성각’이다.

미황사 대웅보전.

◆한폭의 수묵화 같은 ‘미황사’

트래킹 후에는 달마산이 태어난 ‘천년고찰 미황사’로 향해보자. 고려시대에는 암자 12개를 거느리고, 수많은 고승들이 거쳐간 번성한 사찰이었다.

미황사는 기존의 사찰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단청이 아닌, 나무의 결과 색이 그대로 살아 있는 ‘절제되고 수수한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곳이다. 대웅보전 뒤로 달마산의 기암괴석들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다. 대웅보전에 들어가기 전 달마대사 동상이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1727년(영조 3년)에 만들어진 신비로운 괘불탱(보물 1342호)도 있다. 가뭄이 들 때 괘불을 걸어놓고 기우제를 지내면 단비가 내렸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1년에 한 차례 공개된다.

해남의 명물 ‘고구마빵’.

◆해남에서 꼭 먹어야 할 디저트 ‘고구마빵’

남도 음식이야 워낙 풍성하기로 유명해 말할 것도 없지만, 인스타그래머블한 간식이 생각난다면 ‘해남 고구마빵’을 추천한다. 해남 읍내의 베이커리 ‘피낭시에’에서 만날 수 있다. 고구마 모양의 찰빵 속에 부드러운 군고구마 필링을 채웠다. 고구마랑 똑같은 모양새에 쫄깃한 식감과 고구마의 달콤한 맛을 더해 눈과 입이 모두 즐겁다.

happy1@segye.com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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