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좁아”… 해외로 눈돌리는 ‘V4’

넷게임즈 ‘순도 100% 신작’ 모바일 게임… 계정 연동으로 PC 플레이 가능 / 대만 등 중화권서 정식 서비스… ‘개발자의 편지’로 이용자와 소통 ‘눈길’
‘순도 100% 신작’이라는 다소 모순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흥행 반열에 오른 ‘V4’가 이제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린다. 우선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에서 첫 평가를 받는다.

[김수길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른바 전작(前作)이 없는 순수한 신규 IP(지식재산권)로는 처음 ‘대박 반열’에 들어간 ‘V4’가 이제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린다.

배급사인 넥슨은 최근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V4’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지난 2월 20일 사전 접수를 시작했고, 일주일 뒤 서버·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도 성황리에 마쳤다.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서버는 총 10개다.

 

중화권 버전 ‘V4’ 시연 장면.

넥슨의 자회사 넷게임즈에서 만든 ‘V4’는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2019년 11월 정식 발매 이후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매출 순위 2위까지 찍었고, 큰 변동 없이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정 팬층을 형성하면서 안정적인 매출 추이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우리 내수 게임 시장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 여기에 이달 초 넷마블에서 내놓은 ‘A3: 스틸얼라이브’ 등 최상위권 경쟁작 대부분이 PC 온라인 게임을 원작으로 둔 데다, 카카오게임즈의 ‘테라 클래식’과 크래프톤 ‘테라 히어로’, 플레이위드 ‘로한M’처럼 모바일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한 IP들이 힘을 발휘하는 형국이다. 친숙함이 곧 최대 무기인 셈이다.

‘V4’는 국내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MMORPG 특유의 문법에 ‘인터 서버 월드’ 같은 참신한 콘텐츠를 더했다.

이에 반해 ‘V4’는 ‘순도 100% 신작’ 모바일 게임이다. 이런 점에서 ‘V4’의 약진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원작을 통한 익숙함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이를 게임성으로 갈음하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이젠 장기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거대 경쟁작의 틈새에서 안정적인 운영과 게임성이라는 지극히 정상적이면서 간단한 전략 덕분이다. 이 같은 성공 방정식을 발판으로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넥슨 측 설명이다.

‘V4’ 글로벌 버전은 이미 한국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환경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은 ‘인터 서버 월드’, 자산 가치를 지켜주는 ‘자율 경제 시스템’, 언리얼 엔진4로 구현한 6개 테마의 오픈 필드, 독립적인 전투 구조로 설계된 6개 클래스 등 특출난 작품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넥슨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계정 연동으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V4’ PC 버전을 소개했다. 이 버전은 에뮬레이터(스마트폰 앱을 PC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가 아닌 PC 클라이언트를 지원하고 있어서 오류 발생이나 끊김 현상이 현저히 적다.

중화권 버전 ‘V4’ 시연 장면.

특히 넥슨은 ‘V4’의 출시 전후로 이용자들의 요청을 십분 반영해 상품성을 향상시켰고, 궁극적으로 충성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된 만큼 해외에서도 사후 서비스 부문에 공을 들인다는 복안이다. 앞서 넷게임즈는 ‘V4’ 시판 이후 콘텐츠 개선을 위해 수십 차례 업데이트를 단행했고 넥슨 역시 일명 ‘개발자의 편지’를 보내 이용자들의 궁금증과 불편을 수시로 해결하고 있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서버의 경계를 허문 ‘인터 서버’부터 플랫폼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레이’까지 새로운 재미를 제시해 혁신을 꾀했다”며 “글로벌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한편, ‘V4’를 제작한 넷게임즈는 엔씨소프트 출신 박용현 대표가 2015년 설립했다. 처녀작으로는 모바일 RPG인 ‘히트’가 있다. ‘히트’는 초반에는 온라인 게임으로 완성되고 있었으나 당시 최대주주였던 바른손·바른손이앤에이의 제안으로 모바일 게임으로 전향한 사례다. ‘히트’는 2015년 11월 나오자마자 그 무렵 ‘넷마블 천하’로 귀결되던 시장에서 강력한 대항마로 몸값을 한껏 끌어올렸다. 차기작 ‘오버히트’도 한국과 일본에서 이름을 떨쳤고, ‘V4’는 넷게임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넥슨은 2016년 넷게임즈의 지분 18.3%를 사들였고, 2018년에는 바른손·바른손이앤에이의 지분 전량(30%)을 1450억 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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