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주저앉은 겨울스포츠, 봄은 없었다

KBL, WKBL·KOVO 이어 세 번째로 시즌 조기 종료
DB·SK 공동 1위…MVP·베스트5 등 시상은 별도 진행키로

[스포츠월드=논현 이혜진 기자] 막 내린 겨울스포츠, 끝내 봄은 찾아오지 않았다.

 

남자프로농구라고 다를 건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앞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시즌을 조기에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4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제25기 제5차 이사회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잔여경기와 플레이오프까지의 일정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프로농구가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것은 1997년 출범 이후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예견된 일이다. 프로농구는 지난 1일부터 리그를 일시 중단했다. 당초 4주 후인 오는 29일 재개를 목표로 했지만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권고도 있었다. 이인국 KBL 사무총장은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정부가 내린 특단의 대책에 동참해야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면서 “프로스포츠로서 희망과 위안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의 방침에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겨울스포츠는 모두 봄을 맞이하지 못한 채 쓸쓸이 물러나게 됐다. 앞서 여자프로농구연맹(WKBL), 한국배구연맹(KOVO) 역시 차례로 리그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중단 연장, 무관중 재개 등 다른 선택지도 있었지만 ‘안전이 우선’이라는 공감대 아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인국 사무총장은 “재개를 기다려준 많은 팬들에게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보다 성숙한 자세로 다음 시즌 개막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아니다. 종료 시점을 기준 으로 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DB와 SK(이상 28승15패)가 공동 1위, 인삼공사(26승17패)가 3위를 차지하게 됐다. 시상식은 따로 개최하지 않지만 MVP, 베스트5 등에 대한 시상은 별도로 진행될 계획이다. 아울러 2020 신인선수 드래프트 추첨 순위는 정규리그 1~2위 각 1%, 3~4위 각 5%, 6~6위 12%, 7~10위 각 16% 순으로 추첨확률을 정했다. 공동 1위에 대한 부분은 1위와 2위 확률을 합쳐 2로 나눴다.

 

시즌은 마무리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여전히 산더미다. 타이틀스폰서에 대한 논의가 대표적이다. 그간 KBL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이 차기 시즌 타이틀스폰서를 맡는 게 관례였다. FA, 인센티브 등에 관한 대책마련도 필요하다. 일단 정규리그 및 플레이오프 상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각 구단 협력업체 종사자 지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나아가 심판, 경기원, 판독관, 분석관에 대한 수당도 시즌 정상 종료일을 감안해 지급하기로 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KBL 역시 WKBL, KOVO에 이어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이로써 겨울스포츠 모두 씁쓸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 사진은 24일 KBL 이사회 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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