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와신상담’ KT 로하스의 하루는 3시간 먼저 시작한다

[스포츠월드=투손(미국) 전영민 기자] “로하스가 진짜 독기를 품었습니다.”

 

 KT 선수단의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 일정 시작은 보통 오전 8시 30분이다. 야수조 전원이 호텔 앞에서 8시에 버스에 올라타 이동하고 30분 뒤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투수조와 야수조가 한 곳에 모이는 시각은 10시. 김태균 수석코치 주도 하에 미팅을 진행하고 몸을 푼다. 처음 며칠간 시차로 인해 힘들어하던 선수들은 적응을 마친 뒤에도 매일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는 훈련에 “피곤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런데 로하스의 하루는 동료들보다 3시간 빠르다. 해도 뜨지 않은 오전 5시부터 김강 타격코치, 김지훈 통역과 함께 한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호텔 내부에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실에서 중량을 들고 근육을 자극한 후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로 이동해 방망이를 손에 쥔다. 김강 코치가 던져주는 공에 맞춰 타격을 한 다음 선수단이 훈련장에 도착할 때쯤 회복실을 찾아가 트레이닝 코치들과 피로물질을 푼다. 지난해 태어난 아들을 보기 위해 휴식일에 집으로 돌아가는 일 외에는 매일 똑같다.

 로하스의 남다른 마음가짐은 ‘와신상담’이다. 로하스는 지난 시즌 수비력 저하라는 우려를 마주했다. 2017년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를 밟았을 당시 날렵한 몸으로 외야를 누비며 공·수를 겸장한 야수로 주목받았는데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수비 범위가 줄어들었다. 하체에 자잘한 부상까지 겹치면서 로하스도 힘을 내기 어려웠다. 지난해 KBO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리그 내 최고의 외야수로 올라섰지만 흠이 있던 셈이다. 로하스도 자신의 수비에 대한 ‘걱정’을 스스로 깨야 한다고 결심했다.

 

 로하스는 KT와 재계약을 마치기 전까지 미국 현지에서 개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투손 전지훈련에 합류해서도 남들보다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래도 더 움직여야만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로하스는 “이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나도 알고 있다”며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열심히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컨디션 조절이나 추가적인 운동을 조금 일찍 시작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하스의 열정은 일찍부터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커룸에서는 장난으로 분위기를 달구고, 연습장에서는 호쾌한 타격으로 경쟁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로하스의 연습 타구에 박수를 보내고 동료들은 밀리지 않겠다며 한 번이라도 더 방망이를 손에 쥔다. 로하스는 “다섯 시부터 시작하는 나의 하루 일과는 나의 마음가짐이라고 보면 된다”며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해서,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서라도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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