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롯데표 플래툰, 무한경쟁의 또 다른 이름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플래툰 장착하는 롯데,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냈던 롯데. 2차 드래프트에서부터 트레이드, 외부 FA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카드를 확보했다. 이제는 발전 단계다. 각각의 자원들이 최대한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진행 중인 롯데 스프링캠프는 이러한 과제를 풀어가는 첫 단계다. 특히 새롭게 사령탑에 오른 허문회 감독이 내놓을 묘책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지만, 방향성은 가늠해볼 수 있다. ‘플래툰 시스템’이 그것이다.

 

플래툰 시스템은 하나의 포지션에 여러 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으로 우투수에게 왼손 타자가 강하고, 좌투수에겐 오른손 타자가 강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반쪽짜리 선수를 만든다는 비판이 일기도 하지만,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효하다.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선수층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주전과 백업의 간극이 크다면 가동하기 어렵다. 그간 롯데의 플래툰 비율이 높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2019시즌 44.8%로 9위(스포츠투아이 기준)였다.

 

롯데가 플래툰 시스템을 외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144경기 장거리 레이스를 ‘안정적’으로 뛰기 위한 방안이다. 플래툰 시스템을 도입하면 아무래도 체력적인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을 기대할 수 있다. 컨디션 조절은 물론 부상 악재에 대한 대응도 한결 용이해진다. 더욱이 롯데는 부산을 연고로 한다. 수도권 구단들에 비해 이동거리가 길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 시즌 대략 1만830㎞를 이동했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은 길다. 체력 안배 부분은 우리에게 중요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미래를 위한 초석이다. 뎁스(Depth) 강화는 10개 구단 모두의 꿈이다. 새로운 얼굴이 계속해서 탄생해야 강팀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 롯데의 경우 그간 육성 부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신인왕은커녕, 선배들을 떨게 할 무서운 신예 또한 많지 않았다. 기회는 곧 동기부여를 뜻한다. 심지어 롯데는 이번 오프시즌 대대적인 포지션 변경까지도 노리고 있는 상황. 허문회 감독은 “특정 포지션을 밝힐 순 없지만 완전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욕심이 있다. 완벽하게 팀을 만드는 데 임무가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잘하는 선수, 컨디션 좋은 선수가 먼저다.” 경쟁이 한층 뜨거워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허문회 감독이 구상 중인 플래툰 시스템은 좌우보다 능력치가 먼저다. 선수들의 기본 스탯, 상대팀과의 전적 등 많은 요인을 고려하겠지만, 확실한 것은 뛰어난 선수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것이다. “경쟁은 시즌 내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허문회 감독은 “캠프에 가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고 있다. 상황에 따라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을까지도 야구하고 싶다”던 허문회 감독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새 시즌을 앞두고 플래툰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은 캠프지에서 미팅 중인 허문회 감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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