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고효준도 손승락도, 공은 선수에게 돌아갔다

 

[스포츠월드=부산 이혜진 기자] “저희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을 고르라면 단연 롯데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비롯해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보강을 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집토끼’와의 협상은 마무리 짓지 못했다. 전준우(34·4년 최대 34억 원)만이 도장을 찍었을 뿐, 고효준(37), 손승락(38) 등이 아직 시장에 남아있다. 진척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롯데는 최근 두 선수에게 각각 구단의 생각을 전했다. 공은 이제 선수들에게로 돌아간 셈이다.

 

고효준과의 논의는 일단 ‘멈춤’이다. 몇 차례 테이블이 열렸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최종 제시안에서조차 평행선이 이어지자 롯데는 선수의 선택지를 넓혀줬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까지도 수용하기로 한 것. 만약 고효준을 영입하고자 하는 팀이 있다면, 보상금 및 보상선수 대신 25인 외 카드로도 트레이드할 수 있다. 타 구단으로선 부담이 훨씬 줄어든 셈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다시 롯데와 협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 계약규모는 이전보다 감소한다.

 

손승락은 ‘장고’에 들어갔다. 역시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손승락은 지난 8일 첫 만남을 가졌다. 앞서 전화통화 등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마주 앉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롯데는 구단의 의견을 제시했고, 손승락은 심사숙고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선수가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해야 다음 논의가 가능해진다. 고효준과는 결이 다르지만 롯데가 큰 맥락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까닭이기도 하다.

 

선수 입장에선 야속하게 느껴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에 없던 한파 속에서 FA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과거보다는 미래 가치에 무게를 두는 흐름 가운데 베테랑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더욱이 시간은 선수의 편이 아니다. 당장 스프링캠프가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롯데는 고효준, 손승락에게 ‘데드라인’을 주진 않았다. 그러나 전력구성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무작정 기다려줄 수만도 없다. 어쨌든 최종선택을 해야하는 건 선수다. 물론 그 책임 역시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고효준과 손승락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많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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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손승락(왼쪽)과 고효준이 역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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