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축구회관 김진엽 기자] 한국 축구가 중계권 사업으로 돈방석에 앉을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이하 KFA)와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손을 맞잡았다. 대표팀 경기 및 K리그 중계권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개 입찰에 나선 것. 공동의 의지를 갖고 ‘축구’라는 콘텐츠의 가격을 시장에서 재평가받고자 하는 시도다.
당연한 수순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이후로 순항하고 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세계적인 강호’ 독일을 2-0으로 완파하면서 전국민적인 사랑을 다시 받는 데 성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2019 FIFA 20세 이하(U-20) 대표팀 준우승 등 연이어 전해진 낭보와 함께 크게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하나원큐 K리그1·2 2019’가 관중 기록으로 최초, 경신을 해내면서 대박을 치고 있다. 축구 인기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에 맞춰 지난 10여년간 정체된 중계권 가격(연 60억원 선)도 변화하겠다는 연맹과 KFA의 뜻이다.
입찰 최소 제안금액은 연간 250억원이다. 기존보다 급등한 액수 같아 보이지만, 아시아 지역 프로축구리그 중계권 금액과 비교했을 땐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K리그와 함께 동아시아 최고로 꼽히는 일본의 J리그는 약 2200억 원이며 중국 CSL은 2600억 원 정도다.
호주 A리그의 경우 국가대표팀 경기 중계권과 통합계약을 체결했는데 연간 약 500억원이다. 이번 KFA와 연맹이 제시한 최소 금액보다 2배나 많다.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실력이 떨어지는 태국 프로리그도 영국 최대 미디어그룹인 퍼폼 계열사 DAZN와 777억원 수준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 축구의 중계권료가 얼마나 적은 금액인지를 알 수 있다.
이에 연맹 관계자는 “K리그 중계권 가치가 아시아 타 리그보다 과소평가된 것이 사실이다. 대표팀과 연계한 이번 협상을 통해 리그의 가치를 재창출할 기회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방송사뿐 아니라 포털, 통신사, 케이블, 해외기업, 에이전시 등으로 응모 가능 업체의 범위가 크게 확대, 시장 원리에 편승하기로 결정했다.
선정된 업체는 내년부터 최소 4년 이상 남녀 A대표팀을 포함한 각급 연령대 대표팀 경기, 올스타전을 제외한 K리그 모든 경기 중계방송 및 제3자에게 재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협회와 연맹은 올해 안에 중계권 사업자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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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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