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이겨내고 싶었다”…박병호, 자신과의 싸움에서 거둔 승리

[스포츠월드=고척돔 최원영 기자] “반드시 이겨내고 싶었습니다.” 박병호(33·키움)는 간절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중심타자 박병호가 연이은 부진에서 탈출했다. 그는 6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C그룹 예선라운드에서 4번 타자로 나섰다. 그러나 호주, 캐나다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캐나다전에서는 3번 이정후(키움)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박병호와 승부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박병호는 한국에서 타격감을 살린 뒤 일본 슈퍼라운드로 가야 한다. 타구의 질이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좋은 안타를 만들 것이다. 잘할 때까지 뒤에서 도와주고 싶다”며 믿음을 보냈다.

 

절치부심한 박병호는 8일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쿠바전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짜릿한 부활에 성공했다. 한국도 3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수성하며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다음은 박병호와의 일문일답.

 

-예선라운드를 마친 소감.

“앞선 두 경기에서 부진해 타격 연습을 많이 했다. 마지막 경기에 좋은 타구 나왔다. 이 감을 잘 유지해 슈퍼라운드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 세리머니를 여러 가지 선보였다.

“10개 구단 선수들이 모여 경기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모두 내 안타에 기뻐해줬다. 그동안 못했던 각 팀별 세리머니를 통해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싶어서 그랬다.”

 

-캐나다전에서 이정후 대신 박병호와 승부하는 상황이 있었다.

“꼭 치고 싶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성공적인 타격을 하는 것이다. 상대 팀 벤치에서 사인이 나오자마자 타석에 빨리 들어갔다. 정말 이겨내고 싶었다.”

 

-김경문 감독이 꾸준히 믿음을 줬다.

“너무 부진했고 잘 맞은 타구도 없어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도 믿고 내보내 주시니 정신 차려서 해야 한다고 생각을 바꿨다.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감독님께서 격려해주셨는데 매 순간 감사했다.”

 

-양의지(NC)와 나란히 대회 첫 안타를 쳤는데 대화 나눈 게 있나.

“경기 전부터 우리 둘만 못 쳤다고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내가 먼저 안타 쳤을 때 양의지 선수가 부러워하면서 축하해줬다. 양의지 선수가 안타를 쳤을 땐 나도 같이 좋아해 줬다. 경기도 이기고 우리도 기분 좋게 일본에 갈 수 있게 됐다.”

 

-2015년 초대 대회 우승멤버였다. 지금은 대표팀 맏형 중 한 명이다. 슈퍼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는.

“모든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인지하고 경기에 임한다. 주장 김현수(LG) 선수가 분위기를 너무나 잘 이끌어주고 있다. 모두 정말 재미있게, 밝게 하면서도 경기할 때 집중력을 보인다. 분위기 잘 형성돼있다. 일본에서는 더 중요한 경기들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서로 격려하고 자신의 위치에 맞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힘낼 수 있게 응원해주신 야구 팬분들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뛰겠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고척돔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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