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메모] 씁쓸한 결말, 그래도 김광현은 후배들을 다독였다

 

[스포츠월드=고척돔 이혜진 기자] “후배들에게, 올해 최고로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SK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과거 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번도 고배를 마신 적이 없기에, 3전 전패라는 성적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씁쓸했다.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선수들 자신일 터. 짐을 싸고 나가는 발걸음에서 아쉬움이 묻어나는 듯했다. “한 시즌 수고했다”는 말로 다독이며 길을 나섰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라일 예이츠 전 퀄리티 콘트롤(QC) 코치는 마지막까지 함께했다.

 

가장 마지막에 나선 이는 ‘에이스’ 김광현이다. 태연한 척 해보려 해도, 어두운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김광현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서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승리와는 이어지지 않았다. 손가락과 발가락이 아픈 가운데서도 끝까지 전력을 다했다. 김광현은 “우리가 진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투타 안 좋은 부분들을 보완해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최고로 잘했다.”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말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SK는 팀 평균자책점 3.48로 리그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김광현-앙헬 산체스-헨리 소사-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은 물론, 서진용-김태훈-하재훈 등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활약 또한 눈부셨다. 김광현은 “후배들이 최고의 투구를 보여줘서 고맙다. 후반기엔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비시즌 잘 관리해서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는 대표팀에 승선할 차례다. 조만간 김경문 감독이 기다리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대표팀은 내달 6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예선라운드를 치른다. 김광현은 대표팀에서도 양현종 등과 함께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김광현은 “텐션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