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태국 국립공원 ‘정글의 법칙’ 추가 고발…신뢰 잃고 국가 망신까지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SBS ‘정글의 법칙’이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조작 방송 의혹에 이어 영상법 위반 혐의까지 받게 됐다. 

 

10일 태국 현지 언론 ‘방콕 포스트’는 태국 국립공원 측이 SBS, 협력한 현지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논란이 된 ‘대왕조개’ 채취와 다른 건이다.

 

방콕 포스트는 국립공원장의 말을 빌려 “해당 회차는 3월 말과 4월 초에 걸쳐 뜨랑 핫 차오마이(Trang's Hat Chao Mai National Park) 국립공원에서 촬영됐다”면서 “불법 행위에 대한 증거로 촬영허가 서류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국립공원 측은 SBS가 최초로 제출한 촬영 요청 문서를 거부했다. 이유는 사냥(animal killing) 장면이 담겨 있었기 때문. 이에 SBS 측은 서류를 수정해 두 번째 요청을 했고, 이 서류는 승인됐다. ‘관광 활동’(tourism activities)만 포함된다는 약속을 명시해서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은 대왕조개를 채취했고, 이를 방송으로 내보냈다. 사전의 신고 내용을 준수하지 않았고, 야생동식물보호법 이어 영상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지게 됐다. 

 

대왕조개 채취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SBS 측은 고심 끝에 공식입장을 내놨다. 입장은 간결했다. “‘정글의 법칙’ 사안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철저한 내부 조사 실시 후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출연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것. 불법적인 일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없이 ‘사안’이라는 두루뭉술한 단어를 사용했고, ‘내부 조사’를 실시한다고 했다. 이미 SBS 제작진은 태국 당국에 고발된 상황. 이 일은 국내뿐 아니라 태국 언론에서도 다뤄졌기 때문에 자칫 국가적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는 것일까.

 

설상가상으로 방송 ‘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다. 배우 이열음이 채취한 것으로 보인 ‘대왕 조개’가 실제로는 채취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왕조개는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패각을 닫고, 이는 인간에게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때 살인조개 또는 식인조개라 불릴 정도로 채취가 쉽지 않은 종(네이버 지식백과)이었다. 그러나 방송에서 출연자 이열음은 프리다이빙 후 손쉽게 대왕조개를 집어 든다. 무려 세 개나 연속 물 위로 올린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채취조차 불법적인 일이지만, 채취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두고 연출해둔 장면이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

 

‘정글의 법칙’은 병만족들이 자연 속에서 펼치는 생존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한 장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하지만 꾸준히 제기되는 조작된 연출 의혹, 더불어 발생한 불법 채취 의혹까지 시청자의 신뢰도 잃고 국가 망신까지 시키고 말았다. ‘정글의 법칙’을 향한 폐지 요구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여론이 빗발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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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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