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해야 더 재미있다”…KT 이대은, 마무리는 내 운명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마무리투수. 이대은(30)이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었다.

 

KT가 새 마무리투수를 찾았다. 기존 김재윤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자 정성곤을 거쳐 이대은이 자리를 굳혔다. 이강철 감독의 믿음도 두터워졌다. 이 감독은 “대은이는 기존 마무리와 다르게 2이닝 소화도 가능하다. 결정구를 갖췄고, 좌우 어느 곳에든 공을 던질 수 있다”며 “경험이 많고 강심장이라 마무리로 제격이다. 올 시즌 마무리는 쭉 대은이로 가려 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이대은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일본프로야구(NPB) 지바롯데 마린스 등을 거쳐 올해 KBO리그에 신인으로 데뷔했다. 선발투수로 출발했으나 성적이 좋지 않았다. 8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88로 부진했다. 오른쪽 손가락 및 팔꿈치 부상으로 두 차례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지난달 12일 1군에 복귀했다.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마무리로 새로이 변신했다. 7일 한화전까지 10경기에 클로저로 등판해 2승 5세이브를 추가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을 4.37로 낮췄다. 든든한 뒷문 덕에 KT도 지난주 팀 창단 이후 최다인 9연승을 기록했다. 6위로 올라선 뒤 5위 NC를 1.5게임 차로 바짝 추격하는 중이다.

 

이대은은 “시즌 초반엔 부상이 조금 있어 신경 쓰였다. 요즘엔 더 집중해서 던지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 팀이 계속 승리하는 게 정말 좋았다”며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연승이 계속 생각났다. 꼭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었고, 막아낼 때마다 굉장한 영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적응 단계다. 많은 경기를 뛰지 않아 공을 더 던져봐야 한다. 포수 (장)성우의 리드대로 믿고 던진다”며 “마운드 위에서 조금 떨리기도 하지만 해외리그 경험이 있어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냥 등판하는 것보다 누상에 주자가 있는 긴박한 상황에 올라가는 게 더 재미있다”고 웃은 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다. 앞으로도 계속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선발 욕심에 관해 묻자 슬며시 웃은 이대은은 “감독님이 상황에 따라 잘 결정해주실 것이다. 난 그저 감독님 뜻에 따라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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