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원이 주를 이루는 시장이 도래한지 오래다. 다양한 변화에 따라 개편을 거듭하고 있지만 음악의 소비패턴은 간소화되고 그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변화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 바로 음악을 접하는 채널와 미디어의 변화다. 음악을 ‘듣던’ 청자들은 어느새 ‘보면서 듣는’ 시청자가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의 많은 부분들이 변화했다. 군무 등의 눈에 보이는 시각적 요소를 부각시기키 위해 곡이 희생됐다.
트렌디 하다는 긍정적 측면을 들어 누군가는 이를 전위적인 음악의 발전, 혹은 새로움의 단계라고 주장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선구적 새로움이라는 것은 짜임새 있는 기반 위에 세워졌을 때 비로소 굳게 뿌리 내릴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서론부터 음악적인 ‘새로움’이라는 것을 무겁게 설명한 이유는 바로 다음의 아티스트에게 고차원적인 ‘새로움’이란 수식어를 사용하기 위함이다. 싱어송라이터 레이블 매직스코어(MagicScore)의 프로듀서이자 싱어송 라이터인 제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사실 그보다 큰 화제가 됐던 것은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의 반응이었다.
무엇보다 국내 대중 음악계에서 협업의 문이 가장 높기로 소문난 아티스트 아이유의 앨범 타이틀 곡을 맡았다는 점이다. ‘나의 옛날이야기’는 베테랑 작곡가들도 피할 정도의 곡이었다. 웬만한 내공으론 상대하기 역부족인 명곡이었던 것. 리메이크 편곡을 음반 목록에 경력 한 줄 없던 고등학생이 소화 했다는 소식은 관계자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앨범 ‘꽃갈피’는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우며 성공했다. 신선한 시도이자 모험이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일이었다. 제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웹드라마 ‘6인실’(플라스틱 필름) 음악감독을 맡았다. 또 싱어송라이터 윤현상의 ‘피아노포르테’ ‘파랑 wave’ 앨범 전체를 편곡했다. 이 역시도 스무살도 되기 전이었다.
그 이후로 아이유의 ‘푸르던’ ‘안경’ 등을 편곡하고 ‘마음’ ‘이 지금’ ‘밤편지’를 작곡, 그리고 치즈의 ‘긴 꿈에서’, 정승환의 ‘눈사람’을 작곡했다.
기타, 피아노, 베이스, 드럼은 물론 웬만한 악기는 직접 소화해내며 작가 활동에 매진한듯 했지만 차근 차근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이에 소속사 관계자는 스포츠월드에 “수 년 전부터 자신의 음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외의 시간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위한 작업을 했을 뿐 달리 소란스러운 이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휘의 모든 음악은 새롭다. 소리들의 위치, 톤, 질감, 온도 등 모든 것이 고려의 대상이 된다. 철학적이고 시적인 가사가 나올 수 있는 든든한 밑바탕이 된다.
어렵게 발견한 ‘새로운’ 아티스트 제휘.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갈 한국 대중음악의 주역으로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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