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은 각 종목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메이저 대회다. 그만큼 아무리 굵은 땀방울을 흘려도 1등을 장담할 수 없는 대회가 올림픽이기도 하다.
그런데 3등까지만 주어지는 메달을 동계와 하계 올림픽에서 모두 거머쥔 만능 스포츠 선수도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놀랍게도 진짜 그런 선수가 있다. 은근히 많다. 올림픽 역사를 살펴보면 동·하계 올림픽에 모두 출전한 최초의 선수는 러시아의 니콜라이 파닌 콜로멘킨이다. 1908년 런던 하계 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니콜라이 1912년 스톡홀름 하계올림픽 사격 종목에 나서 4위에 올랐다.
최초의 동·하계 메달리스트는 미국의 에디 이건이다. 놀랍게도 이건은 두 대회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1920년 앤트워프 하계올림픽 복싱 라이트 헤비웨이트 부문 금메달을 차지한 후 은퇴한 이건은 8년 후 1932 레이크플래시드 동계 올림픽 4인승 봅슬레이에 출전해 다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무후무한 두 대회 금메달리스트다. 같은 해 동·하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도 있다. 동독의 크리스타 루딩 로텐부르거는 199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7개월 후 서울 하계올림픽 사이클 선수로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다. 동·하계에서 모두 메달을 따낸 최초의 여자선수이기도 하다.
의외로 동·하계 올림픽에 모두 도전한 선수들이 많다. 2016년까지 기록을 살펴보면 모두 136명이다. 대부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전성기를 보낸 후 새로운 종목에 도전한 케이스다. 옆나라 일본에도 하시모토 세이코가 1988·1992·1996년 하계올림픽에 사이클 선수로 출전했고, 1984·1988·1992·1994년 동계 올림픽에선 스피드스케이팅 대표로 무려 총 7번의 올림픽을 경험했다.
두 대회에 모두 참가한 선수들의 참가 종목을 살펴보면 봅슬레이(동계)-트랙(하계), 사이클(하계)-스피드 스케이팅(동계)로 출전한 경우가 많다. 비슷한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인데다 훈련법도 비슷해 과감히 도전에 나설 수 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도 훈련 방법으로 사이클을 활용하기도 한다.
club1007@sportsworldi.com 하시모토 세이코 사진=일본 방송 캡처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