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백의 연예in] 여자친구의 의미있는 성장통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걸그룹 여자친구는 가요계 대표 성장의 아이콘이다.

매 앨범 성장에 성장을 거듭, 누군가의 힘이 아닌 자신들의 힘으로 지금의 위치에 우뚝 섰다. 누군가는 빗속 꽈당사건이 없었으면 지금의 여자친구는 없었을 것이라 말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꽈당사건은 여자친구가 얼마나 무대에 열정을 쏟고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였고,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여자친구는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했다.

여자친구의 등장은 일종의 사건과도 같았다. 그들은 '파워 청순'이란 유일무이 콘셉트를 주도하며 침체됐던 걸그룹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여자친구가 등장하기 전에는 걸그룹의 콘셉트가 섹시 혹은 청순으로 좁혀졌던 상황. 물론 중간중간 걸크러쉬, 힙합 등 다양한 콘셉트에 도전한 이들도 있었지만, 걸그룹에게 있어 선택의 폭은 굉장히 적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달랐다. 데뷔곡 '유리구슬'을 시작으로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를 통해 파워 청순이란 새로운 콘셉트를 열었다. 소녀소녀다운 청순 매력에 파워풀한 안무를 곁들여 3연속 메가히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친구 소속사가 3대 기획사도 아니고,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성공비결은 결국 음악이었던 셈. 청순한 멜로디에 서정적인 노랫말,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안무의 조합이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것이다. 그렇게 여자친구는 트와이스와 함께 국민 걸그룹으로 떠오르며, 가장 대중적인 걸그룹으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

이 시점에서 여자친구는 고민이 많아졌다. 대중이 좋아하는 파워 청순의 곡으로 계속 흐름을 이어나갈지, 혹은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하며 성장할지 말이다. 대부분의 경우라면 소위 말하는 '자가복제'를 이어나갈 텐데, 여자친구는 달랐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정체가 아닌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렇게 여자친구는 '너 그리고 나'를 통해 레트로 장르에 도전, 또 한 번의 메가히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 과정에서 여자친구는 각종 OST와 듀엣, 피처링 등을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고, 퍼포먼스에도 더 집중하면서 여자친구의 스타일을 공고히했다. 그 결과 가요계 선후배들이 가장 주목하는 가수로 여자친구를 꼽는 등 그들은 가요계 대표 성공신화로 주목받게 됐다.

여자친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여자친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신곡 '핑거팁'을 통해 파워 시크라는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했다. 한층 성숙해진 비주얼과 음악, 퍼포먼스로 무장한 '핑거팁'은 좋은 반응을 얻었고, 주요 음원차트 1위와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둔 건 맞지만, 이전에 기록한 성적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친구의 생각은 달랐다. 한 번 잘된다고 해서 자가복제를 하는 것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새로운 콘셉트에 도전하는 것만이 최선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 그렇게 여자친구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핑거팁' 활동에 집중, 파워시크라는 새 장르를 개척할 수 있었다. 처음엔 여자친구의 변신이 낯설었던 이들도 이젠 '핑거팁'의 참매력을 알아보는 등 점점 여자친구의 이유있는 변신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여자친구 멤버들도 인터뷰를 통해 '핑거팁' 활동에 담긴 의미를 강조했다. 여자친구는 "신곡에 대한 반응이 분명 갈릴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여자친구는 성장해야 하는 시점이고, '핑거팁'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노래"라고 밝히며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또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한걸음 나아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팬들과 대중에 대한 도리이자, 우리의 숙명"이라고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데뷔 3년차를 맞아 파워 청순에서 파워 시크로 새롭게 변주를 시작한 여자친구. 이번 '핑거팁' 활동이야말로, 여자친구에게 있어 꼭 필요한 성장통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늘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여자친구이기에, 이번 앨범도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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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쏘스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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