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폭탄 발언 "자꾸 흔들면, 다 놓고 떠나겠다"

[스포츠월드=창원 정세영 기자] “자꾸 흔들면, 다 놓고 떠나겠다.”

폭탄 발언이다. 염경엽(48) 넥센 감독이 시즌 종료 후 자신 거취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와 원정경기를 앞둔 3루 더그아웃. 염경엽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다 이날 경기의 중계를 맡은 방송사 촬영팀 관계자가 인사를 건네자, “정말 고생하십니다”라며 반갑게 맞았다. 그러고는 취재진을 향해 “혹시 나중에 내가 해설을 할 수 있으니, 잘 해 놓아야죠”라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염 감독의 속내가 곧바로 나왔다. 염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나에게 그러는 지 모르겠다. 자꾸 나를 흔들면 다 놓고 떠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염 감독이 발끈한 것은 넥센과 계약 기간이 아직 1년 남은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를 두고 온갖 억측만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염 감독이 올 시즌이 종료되면, 수도권 A구단과 계약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A구단은 기존 감독과 올해로 계약 기간이 종료된다. 사실 이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 최근 A구단의 성적이 급락하자 소문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런데 최근 소문은 좀 더 구체적이다. 염 감독이 시즌 도중 ‘그만 두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고, 구단이 발칵 뒤집혔다는 것이다. 실제 염 감독이 떠난다는 소문에 구단 내 고참선수들은 긴급 회의까지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구단은 이 소문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A구단 핵심 관계자는 담당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랜 전부터 그런 말이 나돌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절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구단 고위 관계자 역시 “소문은 소문일 뿐이다. 굳이 무리수를 두면서 까지 새 감독을 영입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염 감독은 “사실 A구단 뿐 아니다. 시즌 중반에는 또 다른 구단으로 간다는 소문도 있었다. 최근에는 가을 야구에 실패한 다른 팀 이야기도 나오더라”면서 “내가 옮길 때 넥센 코칭스태프까지 데려간다는 말도 있는 데 이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코치 선임 등은 감독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넥센은 ‘프런트 야구’가 강한 팀이다. 재료는 프런트가 마련하고, 감독은 이를 잘 요리하면 된다는 주의다. 실제 넥센은 드래프트와 트레이드의 그림을 그리고 준비했다. 하지만 ‘감독의 야구 색깔’까지 간섭할 경우, 현장에서는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현장 야구’와 ‘프런트 야구’가 갈등을 빚어온 것도 사실이다.

염 감독은 구단과 불화설에 대해 “이장석 대표님이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현장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나와 구단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런데 와전된 것이 많다. 지금은 이장석 대표와 전혀 문제가 없고,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이날 취재진과 대화 내내 얼굴이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취재진과 대화가 끝날 무렵, 염 감독은 “지난 4년 동안 넥센 감독으로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까지, 팀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런 소문이 나올 때마다 정말 힘들다. 왜 자꾸 가만히 있는 나를 흔드는지 모르겠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내가 다 놓고 떠난다면, 부족한 야구 공부를 할 것이다. 해설을 하게되면 밖에서 야구를 볼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큰 경기를 앞둔 우리 팀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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