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개명인 김영준 작가에게 세계명사들이 주목한 이유

인사동 한국미술센터 ‘나전칠기 그림이 되다’ 김영준 초대전 성황
외국인들도 한국적 미에 모던함 갖춘 자개작품에 열광…발길 이어져

 

〔스포츠월드=강민영 선임기자〕 전통의 도심 인사동 거리에 오랜만에 우리의 것으로 채운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 인사동 프레이저스위츠 호텔 지하에 자리한 한국미술센터에서 지난 5일 오픈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김영준 작가의 ‘나전칠기 그림이 되다’전이 그것.


 전통 자개공예를 현대적 작품으로 승화시켜온 김영준의 작품은 세계 명사들이 먼저 그 가치를 알아봐 화제가 됐다. 지난 2008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최신 게임기 엑스박스(X-BOX, 32x26X9cm)를 선물했다. 세계적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단순히 게임기 몇 개를 선물했을 리는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임원들은 X-BOX를 뭔가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 이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엑스박스 게임기 케이스를 특별한 것으로 디자인하면 일국의 대통령에게 드리는 선물로서의 품격을 높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주목하게 된 작가가 한국의 자개공예작가 김영준이었다. 해외전시장에서 김영준 작가이 아름다운 자개작품을 발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임원이 김 작가에게 엑스박스 특별 케이스를 요청한 것. 


 문제는 옷칠·자개 명인인 그에게도 플라스틱 케이스에 옷칠을 해 자개를 붙이는 일이 기술적으로 쉽지가 않다는 데 있었다. 김영준은 고심끝에 이미 보유한 옷칠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전통기법의 매화무늬 자개 옻칠 작품을 탄생시켰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과 동일한 엑스박스 작품은 한국에서 최초로 이번 전시에 공개돼 이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 작가의 옷칠자개 작품은 빌 게이츠에 이어 교황과도 인연을 맺게 된다. 지난해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명동성당 미사집전에서 사용했던 특별한 의자가 바로 그의 작품이었던 것. 이 의자는 로마교황청의 주문으로 김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옻칠 작품이었다. 


 이번 전시에선 빌게이츠 주문 작품 엑스박스 외에도 우주의 빛과 숨결을 헤아린 ‘COSMOS’ 시리즈 작품 20여점과 함께 한지에 자개로 전통 초충도를 작업하고 옻칠로 마감한 초충도 작품 6점, 태조와 세종의 어보를 주칠 바탕에 자개공예로 작업한 국새 작품 2점,그리고 작가의 중동 두바이 전시에서 아랍에미리트 공주 등이 주문한 비잔틴 문양의 콘솔 작품, 모란무늬장, 화초장 등 가구에서 보석함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 45점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자개공예가 가지는 전통적인 가구이거나 보석함과 같은 실용적인 공예의 단계를 거쳐 회화라는 극히 현대적인 추상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경 120cm 원판에 펼쳐진 코스모스 작품들은 우주에 수천억개나 산개해 있는 나선 은하를 표현한 것들로 소용돌이치는 원형을 따라 자개의 빛깔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사물놀이의 상모가 도는 형상에서부터 바라춤이거나 징으로 연상되는 전체적인 조형의 미가 우리의 정신을 바탕으로 담아 우주의 숨결과 오묘함이 느껴진다. 


◆김영준 작가 “자개의 불변의 빛깔에 매료…현대미술 새 장 열고파”

 김영준 작가는 “자개의 주 재료인 전복과 소라 등에는 탄산칼슘이 풍부한데 탄산칼슘의 투명한 성분이 빛을 받으면 프리즘 현상을 일으켜 화면으로는 보이지 않는 빛깔들이 눈으로 보면  다양한 빛들이 다 보이게 된다”며 “일반적으로 붓으로 그리는 동양의 먹과 채색 그리고 서양의 유화의 빛깔로는 절대로 근접할 수 없는 자개의 불변의 빛깔에 매료되어 오늘의 작가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현대미술의 시발점이 이루어진 인상파 미술이 빛에 대한 부단한 연구와 노력에서 시작된 사실에 비추어 나의 작품에 담긴 빛을 통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경기도 포천시 소훌읍 직동리에 국보칠기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신지식인(2007년), 대한명인 옻칠부문(2010년)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국미술센터 이일영 관장은 “이번 전시에 작품 디스플레이 준비기간만 무려 3개월이 걸렸다”며 “외국인들이 어디서 입소문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방문해 한국적이면서도 모던한 김영준의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하고 주목하는 김영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것으로 빛나는 한류의 새로운 도약과 비전을 제시하고 싶었다”며  “김영준 작가의 작품은 세계 어느 유명 아트페어나 전시회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뛰어난 미감을 자랑 하는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출발로 국제 아트페어와 세계 유명 미술관 전시를 추진해 세계 속에 분명하게 평가받는 장을 열어 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이일영 관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대중가요를 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으로 부르는 노래들’전과  ‘부채그림에 담은 한국의 명시’전 등의 전시기획으로 미술계에 늘 신선한 파장을 던져왔다. 아울러 미술 작품들을 스카프와 손거울, 아트시계 등의 아트상품으로 제작해 한국문화상품의 지평을 열어왔다.


◆한국미술센터, K-ART 센터와 손잡고 해외전시 프로젝트 추진

 한국의 전통미에 현대적 디자인 감각을 접목한 김영준의 작품에 세계인의 찬사가 쏟어질 순간은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미술센터와 K-ART 센터가 손을 맞잡고 김영준의 옻칠자개 작품의 세계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K-ART 센터 이병준 대표(36)는 미술과 디자인분야에서 미국 최고의 학교로 평가받는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SAIC) 출신으로 해외 전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미술센터와 K-ART 센터는 오는 8월 한일수교 50주년 기념 일본 도쿄 전시를 시작으로 10월 싱가포르 11월 말레이시아 전시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전시를 준비 중 이다. 이병준 대표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그들이 가지는 문화적인 관심과 예술의 생활화에 대한 면면들을 지켜본 입장에서 김영준 작가의 작품에 담긴 전통과 현대를 이어온 징검다리 같은 빛깔과 아름다움을 문명과 첨단이라는 관점에서 예술로 비추는 빛으로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전시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관람료 무료-휴관일 없음). (02)6262-8114.    

mykang@sportsworldi.com

<작품설명>

달항아리, 직경 60cm , 자개와 옻칠

우주(cosmos1),120cm(원형), 자개와 옻칠

우주(cosmos3),120cm(원형), 자개와 옻칠

우주(cosmos7),120cm(원형), 자개와 옻칠

초충도, 40x53cm, 자개와 옻칠

꿈, 80x80cm, 자개와 옻칠

국새(세종대왕), 40x40cm, 자개와 옻칠

수국, 120x80cm, 자개와 옻칠 

엑스박스 게임기, 33X23X10cm, 자개와 옻칠

콘솔, 125cmx80cm, 자개와 옻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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