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풍경소리] 초년 고생은 돈 주고라도 산다

시운(時運)을 잘 타고 나는 것은 사주명식이 좋은 것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수재들이 모인 서울대에서도 어느 정도 세상을 살고 나서 50대쯤 되면 하는 얘기들이 있다 아무리 학벌이 좋고 머리가 좋아도 운 좋은 놈 앞에선 당할 재간이 없다고

며칠 전에 상담을 온 C씨의 경우 또한 그랬다 올해 58세인 을미생(乙未生)으로서 음력 9월 병술(丙戌)월로서 일지에 축(丑)이 들었으니 사주명식의 기본적인 기운이 하는 일마다 장애가 많다 그러나 총명함과 학문에 두각을 나타내는 문창운이 들었고 대운에서는 20세 초반까지가 본인에게는 용신이 되는 수(水)와 금(金)이 들어오니 학창시절엔 수재라는 소리를 듣는다 따라서 운이 받쳐주는 20대 초반까지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 주니 보는 시험마다 목표한 바를 이룬다

그런데 문제는 태어난 년 월 일이 축(丑) 술(戌) 미(未)라 충과 형이 같이 드니 관운은 평탄치 않다 따라서 대운이 바뀌는 22세부터는 운이 비겁으로 흐르면서 하는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를 않는다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초년엔 수재 소리 들으며 학교도 스카이를 졸업하나 그 이후엔 행정고시를 봐도 계속 낙방하는 것이다 고시가 되질 않으니 자존심이 상해 급을 낮춰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 일반 기업에 취직했는데 이상하게도 승진 때마다 고비를 겪었고 S대를 나왔음에도 타 대학을 나온 동료들보다 직장생활이 순탄치 않으니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러웠고 늘 불만에 찬 생활을 하게 되니 부부간도 냉랭하다

그러다보니 세월은 흘러 조기퇴직의 움직임이 만연해져 명퇴를 하여 직장을 관두게 됐다 이러다보니 C씨는 동창회도 나가기 싫어졌고 자기보다 공부도 못했던 다른 친구들은 사업을 하거나 다른 분야에서 그럭저럭 잘 되고 있는 모습에 새삼 인생살이에 회한을 느끼게 됐다

이런 경우에 C씨의 선택은 어떠해야 했을까? C씨는 전문직을 택했어야 한다 관이 충을 당하니 상하간에 인간관계와 동료간의 대인관계가 중요한 직장생활보다는 이과 계통으로 진학을 해서 의대나 공대를 갔다면 자기의 독보적 능력만으로도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직업의 생명도 길다 게다가 칼이나 공구를 만지니 본인의 형살과 충이 그 방면으로 해소가 되어 대인관계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고충이 적다 아니면 아예 교직을 택해서 박사과정까지 가서 교수가 되던지 또는 일반교사라 하더라도 어린 제자들을 갈고 닦는데 힘을 쏟는다면 나름 형살과 충을 긍정적으로 해소한다

그러기에 사주학에서는 초년에 운 좋은 것을 오히려 경계한다 운의 흐름에는 공식이 있어 처음에 좋은 운이 오면 나중에는 그 운만큼 좋은 운을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년 고생은 돈을 주고라도 산다라는 말이 있으며 초년급제를 부러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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