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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선 갤러리 자인제노 관장 |
작품과 관람자와의, 수요와 공급의 교두보로서 가장 훌륭한 공간의 제공이 1차적 책무이다.
따라서 갤러리는 미술이 대중과 만날 수 있게 작가와 대중이 만날 수 있게 해야 하는, 사실은 대단히 큰 책무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갤러리 관장이다.
삼청동 길을 따라 산책하듯 상념에 젖어 걸어 오르다 문득 만나는 곳에 작고 예쁜 갤러리 하나가 있다. 이름 하여 ‘자인제노’이다. 지난 2006년 8월 나름의 고민의 결실이었다.
처음 이 작은 한 옥의 공간을 보면서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그날의 오프닝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무더운 여름날의 시작. 이마에 흐르는 땀만큼이나 각오를 한지 벌써 3년여가 됐다.
요즈음 갤러리를 돌아보며 다시 느끼는 것은 과연 나는 갤러리 경영자로서 지향점을 잃지 않고 있는가, 한낱 벽 칠해 놓은 느낌 없는 색깔도 없고 고민의 흔적 없는 그저 작은 집을 경영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각의 실험적인 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을 했다고 자부한다. 국내외 아트 페어에 참가하여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고 꾸준히 역량 있는 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갤러리란, 갤러리 관장이 어떤 가치관으로 미술과 예술을 바라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은 자주 느낀다. 왜냐하면 갤러리 전시의 지향점과 이미지 성격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현재 까지 처음 출발의 실험성에 충실하고 있다고 감히 자부해 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변화하듯 갤러리의 변화는 필연적이며 오히려 어떻게 변화를 담아낼 것인가가 오늘의 거의 공통된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술을 작업하거나 관람하거나 구입하거나 미술은 특정인의 특정 계층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술의 대중성은 어제 오늘의 주제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의 간극을 어떻게 좁혀나가고 발전적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인가가 오늘 미술계의 또 하나의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나름의 젊은 작가들의 실험성이란 혹독하리만큼 해외 아트페어나 미술품의 시장성을 보다 치열하게 경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의 ‘부딪힘’, 혹은 ’교류‘등이 절실하다고 본다.
이러한 대안의 하나로 이를테면, 화가들이 문학가나 언론계, 또 대중음악가 등과 어울리고 많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칫, 화가의 밀도 있는 작품세계와 치우침 그 경계의 모호함을 건강하게 극복해 내는 훌륭한 장치가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화가 개인이나 혹은 미술계의 향후 청사진의 좋은 토양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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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선 갤러리 자인제노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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