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물음표, 절반 합격점의 벨 감독 데뷔전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전술적 다양성이나 세트피스 활용법 등은 좋았지만 결과는 만들지 못했다. 콜린 벨 대한민국 여자대표팀 감독의 데뷔전은 절반의 합격점 정도였다.

 

벨호는 10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 중국과 첫 경기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는 많은 것들이 걸려있었다. 우선 벨 감독의 데뷔전. 지난 10월 부임했으나, A매치 일정이 없어 약 두 달이 지난 뒤에야 첫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중국을 격파하는 것. 상대는 세계적인 강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놓고 보면 중국 16위, 한국 20위로 큰 차이가 없지만 전력 면에서는 많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2015 EAFF E-1 챔피언십 승리 이후 4연패를 기록 중이다. 그중 3번은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에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중국 타파를 정조준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05년 대회 우승 이후 무려 14년 동안 여자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한을 풀어야 했다.

 

첫술은 ‘무난했다’로 설명이 가능했다. 벨 감독이 부임 당시 주문했던 것들을 어느 정도 경기장에서 90분 동안 해냈다. 그는 ‘압박‘과 ‘자신감’을 강조했는데, 세계적인 강호들과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을 겸비한다면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벨호는 중국을 상대로 그런 모습을 선보였다. 피지컬적으로 열세인 점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전략을 택했다. 짧은 패스와 간결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장점을 역으로 이용했다. 준비했던 세트피스 등도 훌륭했다. 특히 전반 27분에 나온 장창의 프리킥은 ‘중국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펑 시멍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킥과 동시에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는 변칙 전술도 날카로웠다.

 

아쉬운 점도 명확했다.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는 했지만, 우리가 무엇을 잘하는지는 확실하게 보여주진 못했다. 문전까지 공을 가지고 가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중국을 상대로 장슬기, 여민지, 최유리 등 공격진들이 경기 내내 공격 부문에서는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집중력 부족 및 아쉬운 패스 실수 장면도 꽤 있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남은 두 경기를 통해 좋은 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공격 부문에서 세밀함을 더 다듬는다면 14년 만의 E-1 챔피언십 우승은 현실이 될 전망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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