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시선] “당신의 소년에게 투표하라”던 엠넷의 두 얼굴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엠넷 ‘프로듀스X101’ 제작진이 결국 구속됐다. 시청자들에게 ‘국민 프로듀서’의 자리를 주고 “당신의 소년에게 투표하라”는 문구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제작진의 조작이 더해진 결과였다는 찜찜한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서울중앙지법은 5일 오전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 안준영 PD 외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게 구속 영장이 발부됐고, 법원은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안준영 PD가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 보도돼 또 한 번 충격을 안겼다. 5일 ‘SBS 8 뉴스’는 안 PD가 유흥업소에서 수백만 원대의 접대를 여러 차례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경찰이 지난달 초 해당 유흥업소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고 알렸다. 

 

 올해 8월 투표 조작 의혹을 최초로 제기하고 관련자들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는 5일 성명문을 통해 “시청자들을 기만한 프로그램 책임자 2명이 구속된 것을 환영하며, 향후 구속된 2명에 대한 집중 수사를 통해 영장이 기각된 피의자 2명과 이 사건에 가담한 책임자 모두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CJ ENM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여전히 분노하며 “프로듀스 시리즈와 데뷔 그룹을 통해 가장 큰 이득을 취한 건 CJ ENM이다. 제작진의 단독 행동이라 해도 CJ ENM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종 책임도 CJ ENM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이라도 로우(원본) 데이터와 정당한 순위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더했다. 

 CJ ENM은 ‘K-POP 한류를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중에서도 음악 전문 채널 엠넷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음악으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는 사측의 자랑스러운 설명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슈퍼스타K’ 시리즈를 비롯해 다수의 장르별, 성별, 연령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엠넷이기에 시청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더 크다.  

 

 안준영 PD는 ‘악마의 편집’, ‘PD 픽(Pick)’ 등으로 지적을 받아왔지만, 그럼에도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마성의 능력으로 스타 PD 반열에 올랐다. 그는 올해 4월 ‘프듀X’ 출발에 앞서 ‘PD 픽’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방송의 제한된 시간 때문에 한 명 한 명 다 못 다루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 “‘PD 픽’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시청자들은 안 PD, 그리고 엠넷을 믿었고, 돌아온 건 거짓뿐이었다. 

 

 제작진의 구속으로 그룹 엑스원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이미 일부 엑스원 멤버들의 소속사가 조작 논란에 언급되고 있어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 8월 정식 데뷔한 엑스원은 출발 전부터 ‘조작 논란’에 휩싸여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조작’은 기정사실로 됐고, 이러한 투표로 탄생한 그룹이기에 의미도 훼손되고 말았다. 

 

 ‘PD 픽’에서 제외된 연습생부터, 유료 투표로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한 시청자들까지 셀 수 없는 피해자가 발생했다. 엠넷 발(發)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엠넷의 의지는 꺾이지 않은 모양새다.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지난달부터 ‘투 비 월드클래스’를 통해 글로벌 아이돌 육성에 나섰고, 내년 초 ‘십대가수’로 또 하나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예고해 대중의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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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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