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스타] ‘바람의 손자’ 이정후, 가을바람 휘몰아쳤다… 아버지도 못한 ‘PO MVP’ 역사

[스포츠월드=고척 권영준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1·키움)가 가을 바람을 휘몰아치며 플레이오프를 집어삼켰다.

 

키움 외야수 이정후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SK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물오른 이정후는 플레이오프 3경기 합계 타율 0.533(15타수 8안타) 3타점 4득점으로 맹폭을 퍼부었고, 이에 기자단 투표 68표 중 54표를 획득하며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키움은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워 이날 10-1로 대승을 거뒀고,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키움은 오는 22일(화)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선다.

 

플레이오프의 영웅은 이정후였다.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도 해내지 못한 기록을 세웠다. 이종범 코치는 현역 시절 1993년과 1997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MVP는 경험하지 못했다. 이정후가 ‘이종범의 아들’이 아닌, 이종범 코치가 ‘이정후 아빠’로 불리는 현상이 현실로 마주한 것이다. 또한 전체로 두고 보면 KBO리그 역대 최초로 포스트시즌 MVP를 동시에 기록하는 새 역사를 새긴 것이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0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데일리 MVP에 뽑힌 것도 아니고, 화려하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잔실수 없는 탄탄한 수비로 외야를 책임졌다.

 

기세를 이어간 이정후는 이날 승리의 바람을 휘몰아쳤다.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로 산뜻한 출발을 한 이정후는 승부처였던 3회말 2사 1, 2루에서 SK 선발 헨리 소사를 상대로 3구째 몸쪽 높은 직구를 간결하게 잡아당겨 우익선상 깊숙한 곳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주자는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이 타점은 결승점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가을야구를 만끽하지 못했다.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 도중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이 아픔은 이정후를 성숙하게 했다. 이번 가을야구를 앞두고 “욕심 부리지 않겠다. 내 자리에서 내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MVP 욕심은 하나도 없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시즌 중에도 마찬가지다. 시즌 막바지까지 최다안타 타이틀을 두고 두산 페르난데스와 각축을 펼쳤다. 하지만 막판 페르난데스의 활약으로 타이틀 획득엔 실패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나는 나이가 무기이다. 욕심부리지 않겠다. 언젠가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치는 타자가 되겠다”고 당찬 모습을 보이도 했다.

 

이러한 성숙함과 큰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함,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하며 플레이오프를 집어삼켰다. 한 경기 반짝이 아닌, 경기마다 꾸준한 활약으로 어느새 팀 주역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정후는 "팀에 도움돼서 너무 기쁘다. 작년에는 내가 없어서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조금 했다"고 활짝 웃으며 "우승을 향해 더 도전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고척 김용학 기자

<ⓒ스포츠월드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