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돌 맞은 ‘롤’ <리그 오브 레전드> … 라이엇 게임즈, 신작으로 미래 10년 준비

지난 2011년 세밑 한국 게임 시장의 문을 두드리던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국내 서비스로는 8년, 글로벌 기준으로는 10돌을 맞았다.

[김수길 기자] 지난 2011년 세밑, 한국 게임 시장을 두드리던 라이엇 게임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부근에 작은 둥지를 텄다. 앞서 블리자드의 한국지사장을 지내고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설립을 주도한 오진호 현 라이엇 게임즈 글로벌 퍼블리싱 총괄(대표)은 그럴싸한 집무실 대신 소박하게 책상과 책장 하나 씩으로만 자신의 공간을 채웠다. 당시 기자와 만난 오진호 총괄은 “그래도 제 업무 공간은 코너룸이라서 두 면이 통유리에요. 그거면 됐죠”라며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국내 직접 진출 방식을 택한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 본사와 한국을 유연하게 연결하기 위해 오진호 총괄을 비롯해 블리자드에서 마케팅 부문을 진두지휘했던 권정현 현 펍지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각각 아시아 지역 대표와 본부장에 앉혔다. 오진호 총괄의 목표는 이미 3년 전 출시돼 북미와 유럽에서 회원수 1500만 명에다 동시접속자수 50만 명을 돌파했던 히트작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한국과 아시아 권역에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롤’은 실제 한글화 된 국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이었지만, 입 소문을 타고 그 무렵 기준으로 30만 명이 넘는 한국 가입자가 북미 서버에 접속하고 있었다.

한국법인을 설립한 후 기자와 만난 오진호 당시 대표는 “제 업무 공간은 코너룸이라서 두 면이 유리에요. 그거면 됐죠”라며 털털한 웃음을 지었다.

그로부터 만 8년이 흐른 지금 라이엇 게임즈는 사실상 유일한 상용화 게임 ‘롤’의 글로벌 서비스 10주년을 동시에 맞이하면서, 신작을 얹어 미래 10년을 준비한다. 오진호 총괄은 청사진을 몸소 설명하기 위해 라이엇 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서울로 날아왔다. 온라인 게임의 원조라는 한국 시장 본연의 가치뿐만 아니라 한국 팬들이 보여준 ‘롤’에 대한 열정은 한국계 최고 임원을 탄생시켰고, 오진호 총괄로서도 보답하는 기회가 필요했다. 여기에 이제 줄줄이 쏟아질 새 라인업은 말 그대로 선물 보따리인 셈이다.

16일 라이엇 게임즈는 서울 종로에 위치한 복합 e스포츠 경기장 롤파크에서 ‘롤’ 발매 10돌을 기념하는 자리를 가졌다. 롤파크는 한국에서 차지하는 ‘롤’의 입지를 가감없이 증명하는 곳. 이 무대에서 오진호 총괄과 더불어 올해 초 취임한 박준규 라이엇 게임즈 한국대표는 ‘롤’이 걸어온 길을 소회하면서 야심찬 향후 비전도 공유했다. 터줏대감 ‘롤’을 기준으로 하면 146번째 챔피언(일종의 캐릭터)인 ‘세나’가 11월 10일 적용된다. 열흘 뒤에는 프리시즌 업데이트(업데이트 관련 모든 날짜는 태평양 표준시)가 이뤄진다. 2020년에는 ‘전략적 팀 전투’ 모드가 1분기 중 모바일 버전으로 나온다. 2019년 10월 15일부터 구글플레이에서 먼저 예약이 가능하다.

수집형 카드 게임(CCG) ‘레전드 오브 룬테라’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롤’ 마니아들에게 가장 관심을 받아온 신규 게임들도 첫선을 보였다. 일부 외신을 통해 간략하게 소개된 바 있는 수집형 카드 게임(CCG) ‘레전드 오브 룬테라’(Legends of Runeterra)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데이브 거스킨 디자인 리드와 노아 셀쳐 게임 디자이너 등 개발자들도 참석해 세세한 정보를 전달했다. 개발이 가장 진척된 차기작인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기본적으로 ‘롤’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부분 유료화 방식을 택하고 2020년 PC 및 모바일 버전으로 시판된다. ‘롤’ 챔피언 카드와 새로운 캐릭터, 아군도 등장한다. 모두 룬테라 내 지역에 소속돼 있고 각 지역은 독특한 플레이 방식과 전략적 이점을 지닌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차례대로 돌아가며 진행되는 역동적인 전투가 핵심이다. 특히 유료 결제가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해 무료 게임 플레이만으로도 여러 카드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 시연 장면

회사 측은 잦은 밸런스 업데이트와 콘텐츠로 역동적인 메타(게임에서 효과적인 전략)를 조성하고 끝없는 실험을 장려할 방침이다. 제프 주 총괄 프로듀서는 “‘레전드 오브 룬테라’ 팀에는 열정적인 카드 게임 팬이 많아서 과도한 비용과 무작위성이나, 계속 동일한 덱만 보게 된다는 점 등 장르의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며 “어떤 부분을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장르의 장점은 유지하되 단점은 보완하고, 라이엇 게임즈만의 신선한 요소를 가미하면서 장르를 뒤흔들 기회가 왔다”고 자평했다. 또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10월 21일 오전 11시까지(한국 시간) 1차 사전 체험 행사를 실시한다. 예비 이용자들은 각자 PC 환경에서 접해볼 수 있고, 롤파크 현장에 설치된 PC로도 만날 수 있다. 11월에 2차 행사가 있다. 이 기간 동안의 피드백을 반영해 2020년 1분기 초부터 비공개 테스트(CBT)에 돌입하고, 1분기 후반에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는 PC 온라인 버전의 기존 ‘롤’과 흡사하지만, 새로운 듀얼 스틱 조작법과 한 게임이 15~18분에 끝날 수 있도록 재설계한 협곡이 백미다.

라이엇 게임즈는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뒤를 받춰줄 후속작으로 수평 확장도 꾀한다. 이 중에서 모바일과 콘솔 버전으로 꾸려질 5대5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OBA)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가 눈길을 끈다. PC 온라인 버전의 기존 ‘롤’과 흡사하지만, 새로운 듀얼 스틱 조작법과 한 게임이 15~18분에 끝날 수 있도록 재설계한 협곡이 백미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PC용 ‘롤’을 단순히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한 게 아닌, 플레이어에게 시간이 아깝지 않은 완성된 정통 ‘롤’로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처음부터 기획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는 2020년 모바일로 우선 출시되고,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미리 예약할 수 있다.

‘프로젝트 A’ 스크린샷

여기에 PC용으로 스타일리시한 캐릭터 기반 대전형 전략 슈팅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임시 코드명은 ‘프로젝트 A’다. 가까운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총솜씨를 십분 발휘할 전략적 기회가 조성되고, 독특한 능력으로 무장한 위험천만한 캐릭터들이 등판한다. ‘롤’ 세계관에 기초한 대전 격투 게임도 제작이 한창이다. 일단 ‘프로젝트 L’로 불리고 있는 이 게임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다. 이밖에 친구와 함께 룬테라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으면 어떨지를 살펴보는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 F’도 있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롤’ IP(지식재산권)를 도입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에도 손을 대고 있다. ‘아케인’은 유토피아적인 필트오버와 억압받는 지하도시 자운이 주요 무대로 그려진다. ‘롤’에서 상징적인 두 챔피언의 기원, 그리고 둘을 갈라놓아 버린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2020년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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