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바란다

 

얼마 전 판례를 전하는 법률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출연 중에 황당함을 넘어서 과연 제정신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뉴스를 접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일어나서도 안 되고 있어서도 안 되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사고 내용을 일단 간략히 요약해 보고 넘어가 보자.

 

경찰에 따르면 이 산부인과 의료진은 지난달 7일 영양제 주사를 처방받기로 돼 있던 임신 6주의 베트남 여성에게 낙태수술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간호사는 계류유산(죽은 태아가 자궁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 환자의 차트를 피해자의 것으로 착각해 환자 본인인지 신원도 확인하지 않은 채 수액 대신 수면마취제를 투여했고 이후 의사 역시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낙태수술을 집도했다는 것이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소름이 끼칠 정도다. 아이를 갖기 위해 얼마나 부부가 노력했고 고민과 걱정 끝에 가진 아이일 텐데 한순간의 의사와 간호사의 실수로 아이를 잃었으니 도대체 어찌 이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심정으로 비통함을 감출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어떤 법을 적용할지가 관건인데 임산부의 동의를 받지 않고 낙태수술을 한 부동의 낙태죄로 볼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의사는 환자가 동의했다고 착오를 일으켜 수술을 진행한 것이고 낙태죄 자체마저도 얼마 전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상황인지라 산모의 진통이 있기 전의 태아는 법적으로 생명으로서 인정받지는 못한다고 한다. 이 말은 즉, 여러 가능성을 두고 법리를 검토하겠지만, 형법으로 다뤄져 봐야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입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큰 죄목으로써의 처벌 대상이 아닐 수 있는 셈이다. 업무상 과실 치상죄는 형량이 실형이 선고되는 일도 거의 없고, 법 자체로 본다면 강하게 처벌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겪고 있을 정신적 피해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라 생각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피해 보상이라는 이 부분 또한 민법으로 위자료 청구를 해도 전례상 위자료도 그리 높게 인정해주는 상황이 아니여서 금전적으로도 제대로 피해 보상을 받기는 힘든 구조로 보인다. 모든 상황을 비춰봤을 때 이 병원이 그동안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기계적으로 낙태수술을 해왔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그리고 기계적으로 반복적으로 같은 수술을 진행하는 다른 병원도 있을 것이다.

 

재차 이런 경악스러운 일이 일어나기 전에 다른 피해자가 없도록 법 현실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정보보호법이라는 테두리에 가둬두지 말고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이뤄지기를 간곡히 바란다.

 

개그맨 황현희

<ⓒ스포츠월드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