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리한나 또 지각…‘내한스타=지각’은 필수 공식?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축구 선수 호날두가 ‘날강두(날강도+호날두)’라는 웃지 못할 별명을 갖게 된 지 불과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번에는 세계적인 스타 리한나가 지각으로 빈축을 샀다. 내한 스타들의 잇따른 지각에 국내 팬들의 비난이 빗발치는 모습이다.

 

 리한나는 이달 자신의 성에서 이름을 딴 ‘펜티 뷰티(Fenty Beauty)’를 국내에 선보였다. 론칭에 앞서 리한나는 “자신의 인종이나 피부 톤, 문화, 스타일과는 상관없이 자신을 아름답고, 존중하는 자랑스러운 존재로 느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17일 국내 론칭을 기념해 뷰티 클래스를 개최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2번째로 열리는 행사로 국내 팬들과 취재진의 높은 관심이 예고됐다.

 그러나 브랜드 론칭보다 ‘지각’이 이슈가 되고 말았다. 당일 오후 5시 진행 예정이던 뷰티 클래스와 레드카펫 행사는 지연됐다. 행사장 입장조차 제시간에 이뤄지지 않았고,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30여분 흐른 오후 7시 30분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낸 리한나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늦었다. 미안하다”는 짧은 사과를 건넨 채 일정에 들어갔다. 그를 보기 위해 팬들은 물론 취재진까지 영문도 모르고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 행사는 일반석 9만 원, VIP석 무려 12만 원이나 되는 고가의 티켓 가격이 책정돼 있었지만, 지각 등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국내 행사에서 리한나의 지각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앨범 ‘Rated R(레이티드 알)’ 홍보차 내한한 리한나는 당시에도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기자회견장에 50여분 늦었다. 9년만의 한국 방문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내한 스타의 지각은 비단 리한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6월 자신이 론칭한 스킨케어 브랜드 홍보차 기자간담회를 연 패리스 힐튼은 행사 시작 후 40분이 지나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행사 관계자는 “이게 패리스 힐튼의 스타일”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내놨고, 결국 취재진이 보이콧을 선언하고 행사장을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추후 이동 간 거리와 교통체증을 감안하지 못해 발생한 운영진의 실수라며 사과의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7월 유럽 축구팀 유벤투스의 지각도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8시로 잡힌 경기 개시조차 지켜지지 못했다. 경기에 앞서 예고됐던 팬 사인회는 당연히 생략됐다. 설상가상으로 45분 이상 뛴다고 약속된 호날두는 경기에 출전조차 하지 않아 팬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이쯤 되니 지각하지 않고 평범하게 내한 행사를 마치고 가는 스타들이 박수받을 정도다. ‘시간 약속’은 이들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에게 최소한의 예의이자 배려다. 짧은 방한 기한 동안 ‘팬들을 기만하고 무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돌아가는 스타들도 문제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방한 행사를 기획하는 관계자들도 책임은 피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자신을 존중하는 자랑스러운 존재로 느꼈으면 한다”는 리한나의 브랜드 철학은 ‘지각’ 앞에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다. 자신의 팬들, 미래의 고객들을 위한 약속의 자리에서 기본도 지키지 못한 리한나.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여자 호날두’라는 수식어도 과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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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윤종 세계일보 기자, ‘펜티 뷰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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