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 “잘하고 있다”는 사령탑 격려에도…두산 마운드의 현주소는 ‘위기’

[스포츠월드=잠실 최원영 기자] 정규시즌 골인 지점이 눈앞이다. 고지가 보이는데 한 걸음도 나아가질 못한다. 두산이 위기에 봉착했다.

 

두산은 지난 14~16일 3연패에 빠졌다. 3위로 내려앉은 뒤 2위 키움에 1.5게임 차로 끌려갔다. 16일까지 4연승을 달린 4위 LG에 4게임 차로 쫓기는 형국이다.

 

눈에 띄는 패인은 마운드의 난조다. 두산의 9월 팀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7위(4.25)다. 선발진은 4위(3.16), 불펜진은 최하위(7.17)로 미끄러졌다.

 

1선발로 호투하던 조쉬 린드블럼이 지친 기색을 보였다. 전반기 20경기 130이닝서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한 반면 후반기에는 8경기 53⅓이닝서 평균자책점 3.21로 주춤했다. 누상에 주자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아졌고 갑작스레 홈런을 맞아 실점을 떠안기도 했다. 전체 1위로 굳건하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2.15에서 2.36까지 급등했다.

 

원투펀치 역할을 해줘야 할 세스 후랭코프는 어깨 이두건염으로 자주 자리를 비웠다. 지난 3일 키움전 등판 후에도 어깨 근육이 뭉치고 팔이 무겁다고 호소해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오는 19일 SK와의 더블헤더 경기에 복귀 예정이다.

 

불펜은 더 심각하다. 필승조 핵심이던 김승회(평균자책점 2.84)가 팔꿈치 골멍으로 지난달 15일 말소된 뒤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2군에서 실전 피칭 후 상태를 본 뒤 1군 콜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셋업맨으로 승부처에 투입되던 함덕주는 9월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최근 등판이 잦은 배영수와 권혁도 각각 16.20, 10.38로 무너졌다. 새 마무리 이형범은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지난달 30일 KT전 이후 약 열흘간 휴식을 취했다. 지난 11일 NC전부터 경기에 투입됐지만 제 컨디션을 회복했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투수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선수들에게 “모두 잘해주고 있다. 안타나 홈런을 맞을까 봐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부담을 가지면 안 된다. 편하게 던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누상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 등판하는 경우가 많아 더 긴장하는 듯하다. 맞더라도 상대가 잘 쳤다고 생각하고 다음 공을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수진을 격려하며 힘을 실었지만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갯속 두산의 순위 경쟁은 가시밭길이 됐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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