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풀타임 첫 해부터…이영하는 이제 토종에이스로 향한다

[OSEN=잠실, 최규한 기자]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6회초 삼성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두산 선발 이영하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dreamer@osen.co.kr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유희관, 장원준, 이용찬, 그리고 이영하.

 

 두산 선발 투수 중 에이스는 누구일까.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외인 투수 조시 린드블럼을 제외하고 바로 떠오르는 이름은 이영하(22)다. 또 다른 외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보다 더 안정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매번 이영하를 칭찬한다.

 

 시즌 전만 해도 이영하의 뜨거운 질주를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영하는 지난 2017시즌 KBO리그에 데뷔했고 이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0경기에 출전했다. ‘화수분’이라 일컫는 두산의 육성을 고려하면 미래의 에이스임은 분명해도 확실한 카드라 칭하기엔 무리였다. 1군 무대에서 선발로 엄청난 인상을 남긴 것도 아니었다. 이영하가 유희관, 이용찬 다음인 5선발 역할로 시작한 이유다.

 

 식스센스급 반전이다. 오롯이 선발투수로서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르는 첫 해부터 토종 에이스 역할은 이영하의 몫이다. 유희관, 이용찬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일만으로도 성공인데 오히려 더 나은 성적을 만들고 있다. 15일 현재 25경기에 등판한 이영하의 성적은 14승4패 평균자책점 3.82다. 지난 12일 잠실 KIA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즌 14승째를 챙겼다.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이다. 두산의 잔여 경기와 이영하의 최근 기세를 감안하면 최다승 신기록 경신 가능성도 충분하다.

 

 부진이 길지 않은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이영하는 지난 4일 사직 롯데전과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연달아 조기에 강판됐다. 첫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그런데 이영하는 정면돌파로 혈을 뚫었다. 이후 세 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상대 전적이 좋은 KIA를 만나선 공격적인 피칭은 물론 안정적인 제구까지 되찾았다.

 

 더 무서운 점은 이영하의 나이다. 만 22세다. 지금이 잠재력의 끝이 아니라 성장판이 여전히 열려 있다. 선발 로테이션과 이닝, 실전을 치를수록 이영하의 성장세가 더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희관, 장원준, 이용찬 등 베테랑급 투수들이 그간 두산 마운드를 지탱했다면 두산에 이영하란 기둥이 새로 생긴 셈이다. 경기 내용뿐 아니라 선배들의 운동을 어깨 너머로 보고 들은 이영하는 자신만의 루틴을 정립했고 휴식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두산은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를 겨냥하고 있다. 그 계획에서 린드블럼과 원투펀치를 이룰 투수는 후랭코프가 아닌 토종 에이스 이영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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