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란 유종의 미에만 취해서는 안 될 한국 농구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대한민국 남자 농구가 월드컵을 통해 세계의 벽을 실감, 발전해야 한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달 31일부터 8일까지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 중국 그리고 코트디부아르와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을 치렀다. 4연패를 당했지만, 순위결정전 최종경기에서 코트디부아르를 꺾으며 월드컵 14연패의 고리를 끊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며 최소한의 아쉬움을 달랬으나, 그 1승보다는 4패에 더 집중해야 한다.

 

아시아는 농구 변방이다. 더욱이 한국은 전폭적인 투자의 중국이나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일본에 비해 금전 및 인프라도 부족해 그보다 한 단계 더 아래다. 월드컵 성적을 통해 체감할 수 있다. 한국은 1994년 캐나다 대회 조별리그 전패 이후 순위결정전 마지막이었던 이집트전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4년 뒤 나선 그리스 대회에선 5경기 전패로 단 1승도 하지 못했다. 16년 만에 나섰던 2014년 스페인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역시 코트디부아르전 극적 승이 없었다면 전패의 부진이 계속됐을 것이다.

 

선천적인 신체적 차이는 물론, 기술적인 부문에서도 상당히 뒤떨어졌다. 골 밑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 오히려 상대에게 외곽 득점 기회를 내주는 상황을 초래하는 전술 패착을 포함해 오픈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기본기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마냥 한계만 본 건 아니다. ‘에이스’ 라건아(30·모비스)가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걸 봤고 이승현(27·오리온스) 같은 좋은 조력자가 있으면 시너지까지 낼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허훈(24·KT), 이대성(29·모비스) 등 가드진의 움직임도 더 농익으면 해볼 만하다는 가능성 역시 확인했다. 

 

 

선수들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전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인 박찬희(32·전자랜드)는 “준비한 것들이 결과로 이어졌다”며 “다른 팀들 경기를 보면서 우리가 뒤떨어져 있다는 걸 느낀다. 유스 시스템이나 기술력 등이 더 발전해야 한다. 돌아가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땀 흘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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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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